연초보다 12% 하락… 러와 비슷
美·日·中·홍콩·대만 등 플러스
기술특례는 공모가 하회 수두룩

유망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을 위해 설립된 코스닥 시장이 우량 기업으로의 성장은커녕 단타 위주의 시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 진입을 위한 '사다리'로서 역할 역시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쟁중' 러시아 증시와 수익률 비슷…연초 이후 12% 내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 수익률은 마이너스(-) 12%를 기록했다. 연초 878.93이었던 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4일 768.98로 12.56% 내린 상황이다.

이는 주요국 증시와 비교했을 때 전쟁 중인 러시아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성적표다. 이 기간 러시아 RTS 지수는 13.22% 내렸는데 이는 코스닥 하락 폭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외에 마이너스 수익률은 기록한 주요국 지수는 브라질 BOVESPA(-0.68%) 정도다.

반면 미국증시 3대 지수 중에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12.30%)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21.26%)는 물론 코스닥과 마찬가지로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22.84%)까지 모두 두 자릿수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 H지수(HSCEI)는 43.79% 올랐고, 홍콩 항셍지구(35.43%), 중국 상해종합지수(12.63%), 대만 가권지수(24.92%), 일본 닛케이225지수(16.06%)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올랐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9.80% 상승했고, 영국 FTSE100(7.24%), 스위스 시장지수(7.40%) 역시 올해 상승 흐름을 보였다.

부진한 수익률은 코스닥 시장 개별 종목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말 기준 상장사 종가를 지난 4일 종가와 비교했을 때, 코스닥 종목 1673개 중 1263개(75.4%)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50% 넘게 떨어진 '반토막 이하' 종목도 115개(6.8%)에 달했다.

코스닥이 이처럼 주요국 증시 대비 약세를 보이는 까닭으로는 우선 코스닥 시장 구성종목의 특성을 들 수 있다.

주로 중소형 기술주와 바이오주 중심으로 구성된 지수인 만큼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코스피와 비교해 유동성이 작기 때문에 외부 충격이나 외국인 투자자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상장만 하면 끝" 기술특례상장 기업 공모가 하회 '수두룩'… 시장 신뢰↓= 더 큰 이유로는 '파두 사태' 등 기술특례 상장 종목의 부진에 투자자들의 신뢰가 낮아지며 자금이탈을 가속화, 주가 하락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코스닥150 내에 양호한 성장성을 갖춘 중소형주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우량 중소형주의 비중이 줄고 있다"며 "공교롭게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방식은 2017년부터 점차 증가하는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 시장의 기술특례 상장 제도는 기술성은 높지만 일반적인 상장 요건에 부합하는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기술특례로 상장한 종목의 상당수가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해당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큐라티스(-77.78%), 씨유박스(-77.27%), 버넥트(-74.34%), 시지트로닉스(-69.28%), 에이텀(-54.0%) 등의 경우 현 주가가 공모가의 반토막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파두(-47.55%), 시큐레터(-45.42%), 오픈놀(-54.0%), 아이엠티(-31.43%), 퀄리타스반도체(-28.01%) 등도 공모가 대비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특히 기술특례 상장 후 주가가 부진한 종목들 중 적지 않은 상장사가 부실기업 징후를 보이는 기업이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시큐레터는 코스닥 입성 8개월 만에 분식회계 의혹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 코스닥에 진입한 반도체설계 전문기업 파두도 마찬가지다. 파두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1조5000억원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지만 3개월 만에 공시한 3분기 매출액은 3억210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됐다.

지난해 6월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기업 큐라티스는 올해 상반기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을 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의견을 받음에 따라 지난 8월 투자주의 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앞서 2018년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증시에 입성한 셀리버리는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 완전자본잠식 등으로 지난해 3월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올해도 2023년에 대한 감사보고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한국거래소는 셀리버리의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정리매매 기간을 부여했다. 회사 측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일단 시간을 번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도 부진하다. 과거 '코스피 이전 상장'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던 것과는 대조된다.

올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첫 번째 기업인 포스코DX는 지난해 12월 13일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을 위한 상장 폐지를 공시한 후 이전 상장 당일인 올해 1월 2일까지 주가가 약 36% 뛰었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57% 넘게 하락해 3만원 미만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엘앤에프 역시 코스피 이전 상장 당일인 지난 1월29일 14만5100원이었던 주가가 현재는 약 25.9% 내렸다. 상장 예비심사 결과 접수를 공시한 1월 16일의 종가가 20만5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반토막이 난 셈이다. 카지노 기업 파라다이스 역시 지난 6월24일 코스피에 입성한 이후 주가가 20% 넘게 하락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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