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 화, 날 생, 어조사 어, 입 구. 재앙은 입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비슷한 의미의 사자성어로 '구화지문'(口禍之門, 말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 '화종구출'(禍從口出, 화는 입으로부터 나온다)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대 뜻의 성어로는 '수구여병'(守口如甁, 입을 병마개처럼 지킨다)이 있다.

조선 영·정조 시대 학자 성대중(成大中, 1732~1809)의 문집 '청성잡기'(靑城雜記)의 질언(質言)편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실려 있다. '화생어구(過生於口), 요생어면(要生於眼), 병생어심(病生於心), 구생어면(垢生於面).' 재앙은 입에서 생기고, 근심은 눈에서 생기고, 병은 마음에서 생기고, 때는 얼굴에서 생긴다는 뜻이다. 또 그는 이런 글도 남겼다. '내불족자(內不足者), 기사번(其辭煩), 심무주자(心無主者), 기사황(其辭荒).' 내면의 수양이 부족한 사람은 그 말이 번잡하고, 마음에 주관이 없는 사람은 그 말이 거칠다는 의미다.

말을 어떻게 하는냐에 따라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이렇게 말은 무서운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입 조심, 혀 조심을 못하고 함부로 내뱉는다. 특히 정치판은 그 정도가 심하다. 적대적 진영 논리가 작동하고 극렬한 팸덤 정치가 기승을 떨치면서 막장 막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과연 이런 말을 해대는 사람들이 나라의 지도자, 국민의 대표라니 믿기가 어렵다.

불행은 바로 자신의 입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항상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말해야 한다. 하지만 실행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성대중은 "사람이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언제나 행함을 잊어 탈이 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청렴하되 각박하지 않고, 화합하되 휩쓸리지 않도록 해라. 엄격하되 잔인하지 않고, 너그럽되 느슨하지 않도록 해라. 세상살이는 마치 나그네처럼, 관직 생활은 손님처럼 하라."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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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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