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라이너 대표 AI 파도에 올라탄 SW 창업자들 신뢰도 검증된 하이라이팅 데이터로 학습된 AI 검색 미국서 시작… 90%이상 해외 사용자로 220개국 분포 구글·페이스북 같은 시대 정의 회사 만드는 것 목표
김진우 라이너 대표. 라이너 제공
"처음부터 목표는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2016년부터 구글을 이기겠다는 말을 계속해 왔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웹페이지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검색 경험을 오랫동안 추구해 왔다."
서울 동교동 홍대 사옥에서 만난 AI 검색·추천 스타트업 라이너의 김진우 대표는 "좋은 정보를 빠르게 찾는데 집중을 해왔다"면서 "생성형 AI가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이를 활용해 우리가 목표로 했던 '답을 제공하는 검색'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AI 검색의 핵심은 AI 아닌 데이터"= 라이너는 웹 등에서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듯 하이라이트(강조 표시)를 하면 저장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초개인화 검색과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라이너의 시작은 형광펜"이라며 "AI 검색의 핵심은 데이터인데, 이용자들이 인터넷에서 중요한 문서에 밑줄을 치는 프로그램을 2015년에 선보인 게 라이너의 시초였다. 그때의 데이터들이 지금도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라이너에는 이용자 피드백이 가장 중요했다"면서 "이용자의 피드백을 얼마나 더 많이, 더 빠르게 수집하느냐가 좋은 퀄리티의 답을 낼 수 있게 하는 핵심 요소인데 그 과정을 우리가 가장 빨리 시작했다. 이용자의 피드백을 통해 신뢰성 높은 AI검색 제품을 만드는 스타팅 라인에 라이너가 제일 빨리 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핵심 강점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다. 각 분야의 전문가인 이용자들이 중요한 정보에 직접 하이라이팅하고 자료를 요약·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검증한 양질의 데이터가 매일 쌓인다. 이에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 없이 원문에서 꼭 필요한 내용을 선별해 줘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라이너 AI 워크스페이스 UI 이미지. 라이너 제공
김 대표는 "AI 검색의 핵심은 아이러니하게도 AI가 아니다"라며 "AI의 지능보다 어떤 문서를 선택해 제공할 지가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문서가 특정 주제에 대해 가장 정확한지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라이너가 2015년부터 9년간 축적해 온 데이터 덕분에 정보의 정확성이 다른 기업들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5000만원으로 시작한 창업…170억원 투자 유치=김 대표의 라이너 창업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김 대표는 라이너 창업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가 운영하는 'SW마에스트로' 프로그램에서 만난 친구들과 아이노갤러리라는 온라인 미술관 서비스를 운영했다. 아이노갤러리는 라이너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 김 대표는 아이노갤러리로 번 돈 5000만원을 들고 2015년 초 미국 실리콘밸리로 향했다.
김진우 라이너 대표. 라이너 제공
김 대표는 "창업을 다짐하고 처음 실리콘벨리에 갔을 때는 비자도 없고 비싼 물가에 오래 있을 수 없어 60일 좀 넘게 체류하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에 같이 갔던 친구들과 했던 다짐이 사람들이 사용할 만한 제품을 찾아야 한다는 것과 미국에 아군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김 대표가 만난 아군은 게임빌 창립 멤버인 조성문 대표였다. 김 대표는 "당시 미국에 이민가서 살고 있던 조 대표를 너무 만나고 싶어 수소문해 만났다"며 "그를 금요일 카페에서 처음 만났는데 토요일 아침에 이메일이 와 있었다. 우리끼리 라이너라는 상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는데, 대학생이던 우리를 믿고 라이너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조 대표는 초기 라이너를 기획하고 개발하는 6개월간 든든한 힘이 되주었다. 김 대표는 "아직도 너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5000만원으로 시작했던 라이너는 이제 누적 17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창업 9년 차 스타트업이 됐다. 쏟아지는 AI 서비스와 거대언어모델 개발 경쟁 속에서 라이너는 챗GPT보다 뛰어난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라이너가 해외 앱스토 '앱 순위(Top chart)' 1위를 한 모습. 라이너 제공
라이너 글로벌 유저 분포도. 라이너 제공
◇처음부터 목표는 글로벌…"국내를 목표로 하는 기업과는 달라"=라이너는 글로벌을 겨낭해 미국에서 먼저 시작한 서비스인 만큼, 사용자의 90% 이상이 미국과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 등 해외 220여 개국에 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 100대 유망 기업에 올랐고 올해도 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가 발표한 가장 인기 있는 '생성형 AI 소비자 앱 톱(TOP) 100'에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제품을 만들다 보니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한국어를 먼저 도입하면 한국에서 이용자를 늘리기엔 좋겠지만, 그렇게 하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지 못하고 더 쉬운 길을 선택하게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소한 사용자 경험(UX)과 기술적인 요소 하나하나에도 글로벌 표준을 지향한 것이 탄탄한 글로벌 이용자 확보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라이너는 생성형 AI 기술을 발 빠르게 접목해 AI 챗봇 검색 서비스 '라이너 AI 워크스페이스'(앱·웹 기반)와 웹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라이너 코파일럿'(형광펜·챗봇 기반 정보 탐색)을 선보였다.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인 GPT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와 연동된 형태다.
아울러 최근 대학 과제나 학술 저널, 에세이에 필수적인 참조 인용구를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돕는 '출처 인용하기' 기능을 오픈했다. 라이너 AI 검색을 통해 전문적인 지식 정보를 검색하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고, 대다수의 이용자가 라이너가 제공하는 믿을 수 있는 출처를 기반으로 과제나 에세이, 저널 등의 학술 문서를 작성한다는 점에 착안해 기능을 개발했다.
김 대표와 라이너 임직원들이 서울 마포구 사옥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라이너 제공
앞으로 라이너는 믿을 수 있는 AI를 만드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작년 초부터 다양한 기술을 시도하는 대신 AI 기반 검색에 집중하는 것으로 사업 전략을 전환했다"며 "구글, 페이스북같이 뭔가 시대를 정의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같은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는 "상상할 수 있는 미래의 크기에 따라서 다른 성격의 회사가 창업되는 것 같다"며 "처음에는 바보 같은 소리로 들릴지라도 큰 꿈을 꾸는 사람들은 결국 큰 성장을 이루는 회사를 운영하게 된다. 처음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것처럼 보여도, 작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왕 창업한다면 큰 꿈을 꾸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유진아기자 gnyu4@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