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국민의힘의 불참 속 야당 주도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19일 국민의힘의 불참 속 야당 주도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4일 본회의를 앞두고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김건희 여사 특검법' 부결을 당론으로 선포했지만 재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돼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후폭풍이 불가피한 만큼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천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려는 김 여사 특검법을 겨냥해 "부결시키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이 통과시키고자 하는 지금의 특검법은 민주당이 모든 걸 정하고 마음대로 하려는 특검법"이라며 "그런 특검법이 통과하고 시행된다면 사법 질서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는 4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김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의 재표결을 진행한다. 야당이 주도한 이들 법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재의요구건(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로 되돌아왔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는 7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데다 김 여사 특검법에 들어간 공천 개입 의혹의 선거법 공소시효가 오는 10일까지인 만큼 재표결 시기를 적절히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어용'이라고 규정하고 강력히 비판해 왔다. 반면 야권에서는 이들 법안의 수용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 5당은 지난달 30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거부권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 개혁 입법을 거부하는 윤 정권을 규탄한다", "김건희를 특검하라"고 외쳤다.

야권이 모두 특검법에 찬성한다고 가정하면 여당 내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가 나와야 특검법을 재의결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현재 친한(친한동훈)계를 포함해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언급하는 의원들도 특검법 부결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법안 부결 시 더 강한 특검법으로 재발의에 나서겠다는 방침인데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경우 이탈표가 생겨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특검법이 나쁘다 하더라도 김 여사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여당 의원들의 침묵을 김 여사에 대한 이해나 동조로 착각하면 안 된다"면서 김 여사의 사과를 촉구했다. 한 대표도 이날 "김 여사와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들이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에서도 생각이 많을 것이고 국민들이 보시는 시각도 다양할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또 4일 본회의에서 김 여사 특검법이 부결된 뒤 민주당이 또다시 특검법을 재발의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 질의에는 "미리 얘기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야권은 가결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김 여사에 대한 사과 요구, 당정 갈등이 불거지는 틈을 집중 공략하며 이탈표를 자극 중이다. 윤 대통령이 전날 원내지도부를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 자리를 가진 것도 재표결에 대비한 내부 단속이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특검법을 거부해놓고 식구들 모아 단속하냐"면서 "단속하고 피한다고 진실이 감춰질 리 없다"고 직격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 역시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공멸과 결별 중 어느 쪽인지 묻는다"며 "건강한 보수를 재건하려면 보수의 품격을 무너뜨리고 공정의 가치를 훼손한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결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에 주어진 길은 단 하나 특검법 찬성뿐"이라며 "이 길을 거부할 경우 어쩔 수 없는 김 여사의 호위병이라는 질타와 여전히 용산의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조롱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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