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한(親한동훈)계가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 녹취 파문 이후 대통령실과 친윤(親윤석열)계 주류를 향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갈등 자제에 주력했지만, 최근엔 확전을 피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한동훈 대표는 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천절 경축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이었던 김 전 행정관 감찰 지시 관련 "좌파 유튜브, 아주 극단에 서있는 상대편에다가 허위 공격을 사주하는 건 선을 많이 넘은 행위"라며 "당이 알고서도 묵인한다면 공당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친야(親野) 유튜브 '서울의소리'가 김 전 행정관과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고, 7·23 전당대회 직전이던 7월10일 김 전 행정관이 '문자 묵살에 불쾌해하던 김건희 여사가 좋아할 것'이란 취지로 한 대표 공격 을 사주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한 대표는 1일 김 전 행정관을 '공격 사주' 주체로 지목했고 친한계 정치인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2일 서범수 사무총장에게 당원 감찰을 지시했다. 김 전 행정관이 2일 탈당을 선언했지만 지도부는 형사고발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에게 누적된 리스크를 대하는 기류도 달라졌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행사 후 4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이 예상되는 두번째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부결시키는 게 맞다"고 확언하면서도, '특검법이 세번째 넘어올 경우'에 대해선 "미리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번 특검법을 반대하는 명분으로 그는 "민주당이 모든 걸 정하고 마음대로 하는 특검법"이라고 지적해 채 상병 특검법 '제3자 추천권 대안 발의' 공약 배경과 유사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2일 MBC라디오에서 "'이번까지는' 단일대오가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엔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정 의원은 "108명(여당 의석)에서 (재의결 저지선까지) 남는 숫자가 8명밖에 안 되는데 무한정 지켜낼 수만은 없지 않나"라며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 필요성도 재론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 부부가 김대남과의 친분이 전혀 없다"고 공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인터넷 매체에서 방영한 김 전 행정관의 녹취 내용 대부분은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난 일색이고, 다만 지난 전당대회 당시 당 대표 관련 내용이 일부 있었을 뿐이었다"며 "이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저도 그럴 거라 생각한다"며 더욱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응수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덕수(왼쪽) 국무총리를 접견하며 의정갈등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덕수(왼쪽) 국무총리를 접견하며 의정갈등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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