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대(對)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임시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문제는 급할 때 예외적으로 사용해야할 '한은 마이너스 통장'이 이제는 정부의 상시적인 자금확보 창구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역대급 세수 펑크 상황에서 '국채 발행은 없다'는 원칙을 지키려다 보니 결국 돈 구할 데는 한은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자주, 너무 많이 끌어다 쓰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한은 대출은 새 돈을 찍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시중 유동성을 늘려 물가 압력을 높인다. 따라서 한은 차입은 어느 정도에서 억제되어야 한다.
정부의 고충은 이해되나 '한은 마이너스 통장'에 계속 손을 대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임시변통에 불과하다. 게다가 올해는 국세가 덜 걷히면서 약 30조원의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또 한은에서 돈을 빌려다 쓸 수 밖에 없다. 언제까지 급전으로 부족한 재정을 메울 것인가. 악순환을 개선하려면 세원 확대가 근본 해법이다. 근로소득이 있어도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 근로자' 비중부터 당장 줄여야 한다. 불요불급한 지출의 고강도 구조조정도 실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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