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부족한 세수를 보충하기 위해 올해 1~3분기 정부가 한국은행에서 빌려 쓴 자금이 150조원을 넘었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현재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하고 아직 갚지 않은 잔액은 총 1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9월까지 총 152조6000억원을 빌렸다가 142조1000억원을 상환했다. 빌린 돈 규모는 해당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다. 한은에 지급한 이자액 규모도 덩달아 불어났다. 올해 누적된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1936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이자액(1506억원)을 훌쩍 넘었다. 그만큼 정부의 이자 부담은 가중됐다.

한은의 대(對)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임시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할 때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문제는 급할 때 예외적으로 사용해야할 '한은 마이너스 통장'이 이제는 정부의 상시적인 자금확보 창구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역대급 세수 펑크 상황에서 '국채 발행은 없다'는 원칙을 지키려다 보니 결국 돈 구할 데는 한은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자주, 너무 많이 끌어다 쓰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한은 대출은 새 돈을 찍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시중 유동성을 늘려 물가 압력을 높인다. 따라서 한은 차입은 어느 정도에서 억제되어야 한다.

정부의 고충은 이해되나 '한은 마이너스 통장'에 계속 손을 대는 것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임시변통에 불과하다. 게다가 올해는 국세가 덜 걷히면서 약 30조원의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또 한은에서 돈을 빌려다 쓸 수 밖에 없다. 언제까지 급전으로 부족한 재정을 메울 것인가. 악순환을 개선하려면 세원 확대가 근본 해법이다. 근로소득이 있어도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 근로자' 비중부터 당장 줄여야 한다. 불요불급한 지출의 고강도 구조조정도 실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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