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77% 임금 인상 요구…"공급망 지연·혼란 우려"
미국 동부 해안과 멕시코 연안의 항만이 노사 협상 결렬에 따른 파업으로 결국 폐쇄됐다. 미국의 모든 수입품과 수십억 달러의 무역액 중 43%~49%가 미국 동부 해안과 걸프 항구를 통해 이동하는 만큼 공급망 지연과 혼란이 우려된다.

나아가 해상 운임 상승 가능성이 언급되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수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진 모양새다.

1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북미 최대의 해상 노조인 국제 항만 노동자 협회(ILA) 소속 약 5만명의 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12시 1분(동부 표준시 기준)부터 뉴잉글랜드에서 텍사스에 이르는 동부 해안과 걸프 연안 항구에서 작업을 중단했다.

항만 관리 그룹인 미국 해운동맹(USMX)은 6년 동안 50%에 가까운 임금 인상을 포함한 제안에 나섰지만 이를 ILA가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ILA는 6년간 77%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중이다.

업계에선 파업이 일주일 넘게 훨씬 더 길어질 경우 소비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볼 수 없던 텅 빈 진열대와 가격 상승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또 파업에 따른 물류 대란이 발생하면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물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JP모건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파업으로 미국 경제에 매일 50억달러(6조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수출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진 모양새다. 당초 해운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해상 운임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수출 기업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수출 기업들은 올 상반기 치솟은 해상 운임으로 물류 대란을 겪는 등 수출입 어려움을 지속 호소해 왔다. 하지만 동부 해안 노동자 파업이 현실화되며 선복(선박 내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공간) 부족 문제 심화에 따른 추가적인 해상 운임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일각에선 대체 항구인 미국 서안 항구로 우회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서안의 로스앤젤레스(LA) 항구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96만 TEU(6m 컨테이너 1개)의 물량을 처리했다. LA의 롱비치항도 같은 기간 34% 늘어난 91만 TEU를 기록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미국 뉴저지 항구. 연합뉴스
미국 뉴저지 항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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