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J 소송 없으면 자동 심사 종료…"통합 이후 시너지 기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마지막 고비인 유럽연합(EU)과 미국 문턱을 넘을 지 여부가 이달 중 나올 전망이다. 업계에선 이변이 없는 한 연내 최종 합병 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메가 캐리어' 꿈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합병에 성공할 경우 대한항공은 세계 7위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나게 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과 미국 경쟁당국(DOJ)의 승인만 앞둔 상태다. EC의 합병 승인 선결 조건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과 유럽노선 이관 작업이 완료되고 DOJ의 승인이 이뤄지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은 최종 마무리 된다. 미국은 다른 경쟁국들과 달리 DOJ에서 양사 합병에 대해 소송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심사가 종료되며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구조다. 이와 관련해 조 회장은 지난 6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10월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로 합병 추진 4년째에 접어든 대한항공은 2022년 5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해 필수신고 9개국과 임의신고 5개국 심사를 통과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에어인천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또 티웨이항공에 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 등 4개 유럽 노선을 넘긴 상태다.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아시아나항공과 신주인수계약(SPA)을 체결해 지분 63.9%를 취득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최종 분사는 내년 초에 이뤄지고 대한항공은 향후 2년간 아시아나를 자회사로 운영 후 단일 브랜드로 통합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과 부채상환으로 비용구조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단순 계산으로 유상증자 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00%대까지 하락하고 이자부담도 연간 최소 1150억원 이상 축소된다.
시장에선 양사 합병 단계가 마무리 된 이후부터 본격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유럽·미국 노선 이관과 합병 비용 등으로 인해서 단기 부침이 있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원거리 노선 지배력이 강화되고 네트워크 효율화 등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양사 시너지 효과의 본격화는 합병 이후 시점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은 항공사 통합을 대비해 글로벌 탈탄소 추세에 맞춰 신형 고효율 항공기를 적극 도입하는 등 기단 확대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A321-Neo 20대·B787-9 2대를 구입했고, 지난달에는 보잉과 B777-9 20대, 예비 발주 10대 포함 B787-10 30대 도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호연기자 hy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