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부동산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한 국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시간 화성 새로 이사온 신축아파트 물난리 남'이라는 제하의 게시물이 최근 게재됐다.
지난해 12월 해당 아파트에 입주했다는 글쓴이 A씨는 "신축(아파트)은 부실 공사한다는 말을 몸소 체감 중"이라면서 "출근하면서 찍은 사진이라 차를 이미 뺐는데 아까부터 차 빼라고 안내방송을 엄청하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누수 원인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댓글에 A씨는 "배수펌프나 배관은 문제없다고 하더라"며 "배수펌프 수용 용량보다 비가 많이 와서 그렇다고 하더라"고 답했다. 이어 "가끔 비 올 때 창문에 비 새는 세대가 몇 군데 있어서 천장 방수가 제대로 안 된 게 아니냐 하는 얘기가 종종 들렸다"며 "어떤 동은 계단에서 물이 떨어진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는 해당 문제와 관련해 입주민들과 공론화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 네티즌은 "지하주차장에는 공사하는 동안 천장에 자재를 오르내리는 통로가 있는데 그 부분을 마감을 제대로 안 하거나 방수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그래서 빗물이 그 부위로 쏟아져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성 댓글을 남겼다.
A씨과 공개한 사진과 영상 등에는 해당 아파트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천장에서는 물이 쉴 새 없이 떨어졌고, 주차장 바닥은 첨벙거릴 정도로 물이 차올랐다.
심각한 누수 현상이 벌어진 이곳은 지난해 11월 준공된 경기 화성시 남양읍 일원에 위치한 1800여 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무슨 물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나", "비를 피해서 지하주차장에 멀쩡히 주차해둔 차가 침수차 되게 생겼다", "아파트를 지으라니까 워터파크를 지어 놨네", "30년 넘은 구축보다 설계, 건축 상태가 안 좋은 것 같다", "주차장에서 비가 내리네", "요즘 신축 왜 이러냐", "대체 방수를 어떻게 했길래", "이 정도면 물이 새는 게 아니라 개방 수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4월 입주가 완료된 B아파트는 입주 석 달째인 지난 6월 말부터 빗물이 지하주차장으로 새어 들어와 성인 발목 높이까지 차오르는 등 누수 피해가 잇따랐다. 강풍이나 폭우가 내릴 때면 엘리베이터가 수시로 멈춰 서는 바람에 입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실제로 입주 이후 B아파트에서는 매달 여러 차례 엘리베이터 고장이 발생했고, 복구되지 않아 엘리베이터에 갇힌 입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119구조대가 4차례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B아파트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3기 모두 로프에 파단(로프 절단이 진행 중인 상태) 증상이 확인됐다"면서 "지하 주차장 침수와 배관 이탈로 인한 누수 역시 신축아파트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하자"라고 지적했다.
실제 입주민들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물바다가 된 지하주차장과 토사가 유실된 아파트 화단, 119구조대의 엘리베이터 승객 구조 장면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충격을 안겼다.
입주민들은 "누수나 배수 같은 하자도 문제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엘리베이터 고장"이라며 "일부 입주민은 한여름에도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것이 두려워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 정도면 심각한 부실공사"라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입주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도저히 신축아파트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굵직한 하자조차 처리되지 않아서 가구 마감이나 도배 등 세대별 하자는 아직 제대로 조치 받지도 못했다"고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같은 시기 대구 북구에 건립된 신축아파트 옥상에서 심각한 누수문제가 발생해 계단에 폭포처럼 물이 쏟아지는 등의 하자 논란도 제기됐다.
당시 대구 북구 전자민원창구에는 '워터파크 맛집으로 소문난 D아파트', 'D아파트 누수 관련 진상조사 및 대책 마련', 'D아파트 부실 공사와 관련해 전면 재검해야 합니다' 등의 제목으로 해당 아파트의 사고와 관련한 각종 민원 게시물이 쏟아졌다.
D아파트 입주민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심각한 누수로 인해 동 전체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물이 빠지지 않아 계단으로 물을 내려 동 전체는 물바다가 됐고, 피난층으로 가는 계단이 막혀 벽을 뚫는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층부는 단수가 되고 일부 세대는 세대 내 누수도 경험했다"며 "우리 아파트 주민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아파트 내 중대 하자 및 세대 하자가 많아 준공 승인을 해주면 안 된다고 지속적인 민원을 넣었다. 그러나 북구청은 막대한 누수 및 중대 하자가 없다고 날치기 준공 승인을 내줬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D아파트 입주민들은 하자보수 문제가 남아있는 데도 임시 사용 승인이 이뤄졌다면서 대구 북구청에 항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송기헌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4년 6월까지 국토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시공 20위권 건설사의 하자심사 사건은 총 6764건으로 집계됐다. 그간 시공 능력 20위권 내 15개 건설사의 하자심사 건수는 4819건, 세부 하자 수는 1만5574건으로 나타났다. 또 심사 결과 실제 하자로 판정된 건수는 1462건으로 하자 판정 비율은 30.34%였으며, 세부 하자는 4656건으로 조사됐다.
국토위 소속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하자심사분쟁조정 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뤄진 하자심사 분쟁 조정 신청은 2만2561건으로 파악됐다. 연도별로 새 아파트에서 발생한 주요 하자를 두고 입주민과 시공사가 협의하지 못해 국토부에 분쟁 조정을 요청하는 사례는 △2019년 4290건 △2020년 4245건 △2021년 7686건 △2022년 3207건 △2023년 3313건 등이다. 이 가운데 약 60%는 붕괴를 비롯한 침하, 처짐, 비틀림 등 입주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것으로 확인됐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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