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과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13.6% 올리며 최대 3000억원가량을 더 쓰기로 하자, 고려아연이 "회사를 망치는 길"이라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고려아연은 26일 자료를 내고 "영풍은 대표이사 2명이 구속돼 사내이사가 없는 상황에서 전문성 없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내주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엔 3000억원 대출까지 받아 이를 MBK에 빌려주는 믿을 수 없는 결정까지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누가 이런 결정을 주도했는지, 무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사외이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또 다시 법적 심판대 놓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며 "'묻지마 빚투'로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뺏겠다는 투기자본 MBK와 실패한 경영인 장형진 영풍 고문의 검은 야욕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고 비판했다.

이날 MBK는 자료를 내고 금융감독원에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을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3.6% 인상한다는 내용의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동 주당 2만원에서 2만5000만원으로 25% 높였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지분을 최소 7%(144만5000만주)에서 최대 14.6%(302만5000주)까지 확보하기로 했다. 목표 지분을 전량 인수(14.6%)한다고 가정했을 때 인수 가격은 2조원에서 2조2700억원으로 2700억원가량 불어난다.

또 영풍정밀 지분은 43.4%(684만주) 인수하기로 했는데, 이번 매수가 인상으로 인수가격은 최대 1700억원으로 종전보다 340억원 늘게 된다.

이에 따라 영풍·MBK는 이번 고려아연 지분 인수가격이 당초 계획보다 최대 3000억원을 더 써야할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영풍은 이사회를 열고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에 3000억원의 금전 대여를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장형진 고문 일가 등은 MBK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해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하고 영풍·특수관계인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해서는 콜옵션을 부여받기로 했다"며 "하지만 다른 영풍 주주들에게 재산상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콜옵션의 가격 등 세부 조건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주주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기간산업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는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며 "각종 환경오염과 중대재해로 '제재 백화점'으로 악명이 높은 영풍과 투기적 자본 MBK가 적대적 M&A 시도를 지속하면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까지 우려를 표하는 등 국제적인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지만 '못 먹어도 고'를 외치는 '빌런 연합' 과속 질주는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발겼다.

또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진행하면서 8개월짜리 빚인 단기차입금 1조4905억원을 조달하더니 다시 3000억원의 빚을 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빚만 무려 1조8000억원. 말이 사모펀드지 펀드자금은 몇천억원 수준에 불과한 '빚투 펀드'"라고 날을 세웠다.

MBK는 이날 자료를 통해 "고려아연의 경우 기타 주주 구성원 대부분이 기관투자자인만큼 확실하게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이번 공개매수 청약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면서, 공개매수 가격 인상에 대해 "기존 투자자들이 청약에 참여할 경우, 충분한 매매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최윤범(왼쪽부터)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각사 제공.
최윤범(왼쪽부터)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각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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