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공급 등 대출 혜택 불가한 ‘흙수저 대기업 맞벌이’…“미래가 너무 막막해” 하소연 “자본금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갈수록 집값은 더 오를 거 같아”…주택 구매 관련 조언 구해
<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부부 합산 연봉 1억4000만원에 달하는 대기업 재직 부부가 '내 집 마련'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한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강타했다. 부모님의 지원 없이 결혼해 수중 재산은 많지 않은데 연봉이 높아 '특별공급' 등 혜택을 볼 수 없는 '흙수저 대기업 맞벌이 부부'에 대한 이야기다.
24일 회원수 210만명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의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에는 "가난한 대기업 부부 어떻게 살아갈까요?"라는 제하의 고민 글이 지난 22일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올라온지 이틀도 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12시 52분 기준 1만3000 이상 조회수와 수많은 댓글들이 달리면서 '인기글' 카테고리에 배치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작성자 A씨는 "저희 부부는 대기업에 종사하는 맞벌이다. 나이는 둘 다 30 초반이고 둘 다 대리급 연차"라며 "작년 초에 태어난 갓난아기와 경기도에 저렴한 전셋집에 살고 있다. 저희 부부 양가에 형편도 어렵고 이런저런 이유로 받았던 지원금도 다 돌려드리고 순수 저희 100% 빚으로 살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A씨는 "남편 연봉 7000만원. 아내 연봉 7000만원. 자본금 -5000만원(빚). 전세금 -2억3000만원(빚)"이라며 자신들 부부의 경제 상황을 직접 언급했다.
그러면서 A씨는 "향후에 맞벌이 하면서 벌 소득이 있다고 하지만 '내 집 마련'에 대해 생각해보니 미래가 너무 막막하다"며 "자본금이라곤 하나도 없는데 갈수록 집값은 더 오를 거 같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끝으로 그는 "무리를 해서라도 신생아 대출을 활용하고 신용대출+회사 내 복지기금 대출을 통해서 경기도 외곽에라도 한 채 사서 넘어가야 할지…청약이라도 노리면서 가봐야 할지…"라며 "생애 최초도 아니고 소득 합산으로 기준이 충족 못하는 케이스라 특공도 못한다"고 회원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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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물을 접한 회원들은 "대기업도 대기업 나름이라…연봉 높은 ◇◇전자 그룹, ◇◇그룹, ◇◇◇그룹, 금융권 쪽이면 풀 대출 껴서 집 사도 할 만하다", "투자 마인드라면 사는 집은 전세 빼고 월세로 돌리고, 전세금하고 대출 영끌해서 서울 아파트 전세 끼고 투자용으로 사는 게 답", "알뜰폰으로 바꾸시고 외식 한 달에 50만원 쓰시고 생활비는 관리비 포함 100만원 넘기지 마시고. 10년만 열심히 모으시면 서울에 집 사실 거 같다", "인플레 폭격 안 맞으려면 뭐라도 사놔야 함" 등의 댓글을 남겼다.
다른 이들은 "근로소득으로는 부의 창출이 한계가 있어 보인다. 우선 부동산, 주식 공부 열심히 하시라. 서민이 사다리 올라타는 건 이것 밖에 없음. 지방 부동산 갭 투자해서 3~5000만원 이익나면 매도하는 것 추천, 단 부동산 경기 좋을 때만", "법의 사각지대인 흙수저 대기업 맞벌이…ㅠㅠ 피눈물 나겠지만 청약에 희망 걸어보시라", "이제 청약 분양가가 만만치 않아서 경기도 외곽 실거주…아이까지 나면 더 들어갈 일 많다", "30대 초반이니 쭉 열심히 하면 금방이다. 저희도 30대 초반에 전세 8000만원에서 시작해서 10년 만에 서울 아파트 2채 까지 왔다. 벌이가 좋으니 대출 이용해서 잘 하면 충분할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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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 특별공급 64가구 가운데 가장 많은 25가구가 신혼부부 유형이다. 이 아파트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24억~25억원대인데 신혼부부 특공 우선 공급에 신청 가능한 소득 기준(3인 이하 기준)은 맞벌이일 경우 세후 월 660만원 이하여야 한다.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젊은 부부가 부모 도움 없이 20억이 넘는 분양대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지 않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혼부부 특공은 우선 공급과 일반 공급으로 나뉘는데, 우선 공급을 받으려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 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00%(맞벌이는 120%) 이하여야 한다. 물량이 적은 일반 공급은 전년도 도시 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40%(맞벌이 160%) 이하를 충족해야 한다. 보유 부동산 자산(토지·오피스텔 등)은 3억31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최근 서울 강남에서 공급된 단지는 특공에 신청할 수 있는 소득·자산 조건으로는 감당이 어려운 비싼 분양가에도 1만명 안팎 신청자가 쏟아졌다. 8월 신청을 받은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 신혼 특공에는 220가구 모집에 9255명이 신청했고, 지난 7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신혼 특공의 경우 37가구 모집에 1만1999명이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