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한국의 현재 배터리 산업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배터리가 국가첨단전략산업 중 하나인 만큼 지속적으로 산업을 지원하겠지만, 한국 역시 10년 전의 일본처럼 중국에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이다.

25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이차전지 전문 콘퍼런스 'KABC 2024'에서 "현재 한국 배터리 산업이 직면한 상황은 2010년대 일본의 배터리 산업 상황과 유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회장은 "1990년대초는 LCO(리튬코발트계)전지 상용화에 세계 최초로 성공해 전 세계 점유율을 98%까지 휩쓰는 '일본의 시대'였다"며 "일본이 현실에 안주하는 사이 한국과 중국은 LCO, LFP(리튬인산철), NCM(니켈코발트망간)으로 다양한 변화를 하면서 일본은 새로운 시장변화 대응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은 1990년대 소니를 필두로, 산요 등 다수의 배터리업체가 경쟁하며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98%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현재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는 파나소닉이 유일하다. 시장 점유율도 14%로 쪼그라들었다.

강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원통형이 줄고 파우치와 각형 채택이 늘고 있지만 일본은 변화의 폭도 현재 너무 작다"며 "일본은 여전히 테슬라향의 원통형에 집중해 시대의 변화에 떨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2010년 7월28일자 일본 산케이 신문의 '일본 업체들, 자동차 배터리 한국 추격에 당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제시하며 "과거 일본이 2010년에 한국에 역전당한 모습은 현재 한국이 중국에 역전 당하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고 꼬집었다.

강 회장은 "올해 한국의 언론 보도를 보면 글로벌 전기차업체들이 LFP 채택 급증으로 한국이 당황하고 있다는 내용"이라며 "현재 중국과의 격차는 사실 쉽게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확대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강 회장은 배터리 산업이 국가첨단전략산업 중 하나인 중요 산업인 만큼 캐즘 극복과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배터리 산업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올해 3월 이차전지 초격차산업지원 프로그램을 기존 2조원에서 4조원으로 증액했다.

강 회장은 "사실 산업은행은 그동안 전기차에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2019년 1조3577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는 4조5575억원까지 지난 5년간 약 15조원을 투자했다"며 "산업은행이 반도체에 약 6조~7조원을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정말 전기차에 올인할 정도로 열심히 지원했다"고 호소했다.

산업은행은 초격차산업 지원 프로그램(4조원), 미래핵심산업 지원자금(8000억원), 혁신성장산업지원자금(9조원) 등의 상품을 마련 중이다. 또 유망기업 직접투자나 뉴딜펀드, 소부장펀드, 역신장펀드, 성장지원펀드 등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로 산업 생태계를 지원하고 있다.

강 회장은 "초격차산업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앞으로도 이차산업의 초격차 산업화를 위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 분야의 성패가 한국 경제와 한국 산업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각오로 저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이차전지 전문 콘퍼런스 'KABC 2024'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이차전지 전문 콘퍼런스 'KABC 2024'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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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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