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주요주주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최근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영풍과 MBK파트너스(이하 MBK)로부터 경영권을 빼길 위기에 처한 만큼, 한화그룹이 백기사로 등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추석 연휴 직후 고려아연 사옥을 찾아가 최 회장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둘은 부회장은 수소·신재생에너지 등 공동 사업을 논의하고, 최근 고려아연이 겪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최 회장을 찾아간 것은 고려아연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유지해온 한화그룹이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 측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한화그룹 측은 김 부회장과 최 회장의 회동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관한 입장 역시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다.
한화는 지난 2022년 고려아연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자사주 7.3%와 고려아연의 자사주 1.2%를 맞교환했다. 현재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7.76%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회장과 최 회장의 회동 이후 다른 대기업들이 보다 선명한 움직임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한화를 비롯해 주요 주주로 현대차, LG화학은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우호세력으로 분류된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HMG홀딩스가 지분 5%, LG화학은 1.9%를 각각 갖고 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화, 현대차, LG화학 등은 고려아연이 우호 세력이지 최 회장의 우호지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들은 최 회장 측과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한바 없다"고 말해 양측 관계에 선을 그엇다. 하지만 김 부회장과 최 회장이 회동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내달 4일까지로 예정된 영풍·MBK의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 향방도 안갯속에 들어갔다는 평이 나온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지분 7~14.6%를 공개 매수한 뒤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매수가는 1주당 66만원으로, 1조~2조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