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4'의 TCL 전시 부스. /연합뉴스
'IFA 2024'의 TCL 전시 부스. /연합뉴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업체는 폄하할 대상이 아니라 무서워해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이영희 삼성전자 사장도 "중국 기업들의 성장으로 디자인 측면에서 점점 차별화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에서다. 이번 전시회는 중국의 급부상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중국 업체들은 참가기업 수뿐만 아니라 제품 수준에서도 한국 업체들을 위협했다. 두 CEO의 발언은 이대로라면 중국에 글로벌 시장을 다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IFA 2024'에 참가한 중국 업체들은 1300여개로, 한국(127개사)보다 10배 이상 많다. 전시 제품도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필적하는 경쟁력을 보여줬다. TCL은 세계 최대 115인치 '퀀텀닷(QD)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전시했다.하이센스는 63인치 대형 마이크로 LED TV, 안경 없이도 구현되는 3D(3차원) TV를 내놨다. 특히 AI(인공지능) 기술에서 중국 업체들의 부상은 위협적이었다. 창홍은 'AI 라이프 홈'을 주제로 AI TV에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 '윈판'을 탑재했다. 하이얼은 가전기기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AI 기술 기반의 앱인 H온(on)을 선보였다. 중국은 가전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우주산업 등 전 제조업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1분기 중국은 글로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에서 49.7%의 점유율로 한국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OLED보다 저급인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은 지난 2021년 추월당한 상태다. 조선업의 종합 경쟁력은 90.6으로 역시 한국(88.9)을 제쳤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역전당해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48%에 달했다. 반도체는 메모리를 제외한 파운드리·팹리스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이 우위다. 세계 휴대폰 시장도 중국 업체들의 출하량이 40%로 세계 1위다. AI분야에서도 중국 브랜드가 한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중국 제조업의 비약적 발전은 '중국제조 2025'로 대표되는 정부의 강력한 산업 육성책에 기인한다. 중국 정부는 주요 상장사 2481개사에 대해 지난 한해에만 무려 39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중국과 달리 우리는 보조금 지급은 커녕 거야(巨野)를 중심으로 노란봉투법 등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규제 만들기에 혈안이다. 중국의 공세에 맞서려면 기업은 기술혁신에 앞장 서고, 정부와 정치권은 적극 지원해줘야 한다. 그래야 10년 후에도 대한민국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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