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팀·75명 무박2일 열띤경쟁 상품 개선·효율화 등 AI 활용 주제 아이디어 발굴·익시 교육 예정도
지난 5일 LG유플러스 서울 강서구 마곡 사옥에서 '핵스티벌'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핵스티벌'
"인공지능(AI) 프롬프트를 사용하다 보니 일반 웹 개발과 다른 점이 새롭고 재밌더라고요. 팀원들과 업무 아이디어를 모아 주고받는 메일이 길어지면 알아보기 힘든데, 요약해서 정리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해 사내 업무 생산성을 높여보려고 합니다."(김주현 LG유플러스 가입서비스개발팀 사원)
지난 5일 오후 LG유플러스 서울 강서구 마곡 사옥. 대형 모니터와 각종 장비가 놓인 원형 테이블에 LG유플러스 서비스 기획·개발·디자이너로 구성된 팀원들이 모였다. 편안한 티셔츠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팀원들은 테이블 위에 세면도구와 당 보충을 위한 간식을 올려두고 눈앞의 모니터를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이들은 LG유플러스 사내 개발자들의 실력을 겨루는 해커톤(해커와 마라톤의 합성어) '핵스티벌(Hackstival)'에 참가해 실력 대결을 하는 중이었다. 참가자만 75명에 달했고 팀은 14개조다. 핵스티벌은 무박 2일로,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해 6일 오전 11시 수상팀을 발표하고 해산하는 숨가쁜 일정으로 치러졌다.
지난 5일 LG유플러스 서울 강서구 마곡 사옥에서 '핵스티벌' 참가자들이 개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올해 콘셉트는 최근 IT 업계를 뜨겁게 달구는 생성형 AI 활용이다. AI 프롬프트를 활용해 사내 서비스와 상품 개선이나 구성원 업무 효율화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게 골자다. 우승자에게 총 1000만원의 상금도 주어졌다. 박종완 LG유플러스 CHO 애자일&텔런트 DX 선임은 "지난해까지는 개발자만 참가했다면, 올해는 기획과 디자인 직무도 포함해 상품 출시가 가능하도록 팀을 임의로 배정했다"며 "핵스티벌 전에 진행한 'AI 프롬프트' 교육에는 350여명이 참가해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밤새 개발에 전념하는 참가자들이 쉴 수 있도록 빈백(bean bag)도 마련돼 있었다.
입사 10년차인 한우주 LG유플러스 기업사업개발팀 책임은 "개발자들과 달리 기획팀은 용산사옥에 있어 물리적인 거리가 있고 기획자라 코딩도 전혀 몰라 처음에는 대회 참가가 걱정됐다"며 "그런데 특기와 생각이 다른 이들이 모여 제한된 시간에 역량을 끌어내 아웃풋을 내는 과정이 즐겁다. LG유플러스 AI '익시'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개발자 팀원들과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첫 핵스티벌에 참가한 후 매년 재도전하는 이도 있었다. 임원급과 MZ 사원이 '계급장'을 떼고 공동의 개발 목표에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백엔드 개발자로 핵스티벌에 참가했다는 박기흥 LG유플러스 U큐브 개발TF 담당은 "업무를 하다 보니 개발 감각이 약간 무뎌졌다. 떨어진 감을 찾기 위해 핵스티벌에 참가했다"면서 "노코드 방식의 AI 프롬프트 툴을 써서 유플러스의 '가상 대리'라는 뜻의 회사 잡무를 담당하는 '유대리'를 개발하려고 한다. 공부와 일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말했다.
지난 5일 LG유플러스 서울 강서구 마곡 사옥에서 '핵스티벌' 참가자가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대회 중간에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BGM과 함께 추첨을 통해 비타민 등 밤샘을 위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열렸다. 개발시간 가운데 멘토링 시간도 배치됐다.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주제와 개발 내용을 질문하면 멘토들이 개발을 도와주는 식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몽고DB에서 온 멘토들이 참가했다.
멘토로 참여한 김지선 MS글로벌아시아 CTO는 "MS AI 관련 툴을 활용해 예상보다 결과물이 잘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거대언어모델(LLM)뿐 아니라 소형언어모델(SLM)을 온디바이스 AI에 활용하는 추세가 늘면서 업무 효율화를 꾀하는 시도가 많은데, 이런 해커톤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해커톤에서 대상은 'LLM 기반 영업모델 탐지·분석·리포팅 시스템'을 개발한 팀이 받았다. 심사위원에는 임직원, 멘토뿐 아니라 MZ 사원도 포함됐다. '통화 기반 스피치 코칭 서비스'를 개발해 2등을 차지한 팀에 참가한 이성수 LG유플러스 디자인챕터 사원은 "음성 인식을 활용해 음성 파일을 업로드하면 대화 패턴을 분석하고, 되고 싶은 페르소나에 맞춰 사내 커뮤니케이션 코칭을 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했다"며 "그래픽 디자이너라 개발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개발자 팀원들과 함께 하니 많은 것을 배워가며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해커톤 경진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팀 중 사업 가능성이 높은 아이디어를 발굴해 사내 사업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의 '익시' 기반 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이상엽 LG유플러스 CTO(전무)는 "'개발자들 없으면 디지털 혁신 기업이 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핵스티벌을 2년 전 처음 시작했다"면서 "고객, 학습, 도전, 감사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LG유플러스만의 개발문화를 만들고 고객 중심 테크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