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9일부터 나흘 간 대정부질문을 한다. 9일 정치를 시작으로 10일 외교·통일·안보, 11일 경제, 12일 교육·사회·문화 분야의 질의가 이어진다. 여야는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두고 계엄 준비 의혹, 입법 폭주, 연금개혁, 각종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등을 놓고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2일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지역화폐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격돌이 예상된다.
여야는 비쟁점 민생 법안 합의 처리에 의견을 모으고 한동훈 국민의힘·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년 만의 대표 회담을 통해 협치의 물꼬를 텄다. 22대 국회는 개원 이후 약 3개월 동안 여야의 극심한 갈등으로 제역할을 못했다. 역대 최장 지각·대통령 불참 반쪽 개원식이라는 오명을 썼다. 부정 여론 확산에 여야는 일단 민생 우선 원칙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당장 첫날 정치 분야 질의에서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관련 수사, 계엄령 준비 의혹 등 괴담·선동 정치, 채상병특검법, 한동훈·김건희 특검법을 놓고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연금·교육·의료 등 4대 개혁의 당위성과 성과를 앞세우는 동시에 야당의 입법 폭주를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재판의 1심 결과가 나오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다시 한번 부각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외교·안보 등 실정을 조목조목 지적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우려가 커지는 의료 공백을 질타하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등의 인사를 성토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채용 특혜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를 고리로 한 정치 보복 공세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는 지역화폐법의 본회의 처리 여부를 두고도 충돌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12일 지역화폐법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대정부 질문이 잡혀 있기에 굳이 별도의 (추석 전 본회의) 날짜를 잡지 않고 필요한 법안이 있으면 상정할 수 있다고 본다"며 "국회가 그 정도로는 유연해야 한다고 보지만 국회의장의 입장이 있으니 설득하고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역화폐법은 국가의 재정 지원을 재량 규정에서 의무 규정으로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사랑상품권의 발행·판매·환전 등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해 상품권 발행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뜬금없이 대정부 질문이 예정된 날짜에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어떠한 얘기도 들은 바가 없다"며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적절치 못하고 의사일정은 합의한 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9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서 12일 본회의 안건 등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