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양호한 이행 실적 기록"
전문가 "기업 투자 제약될 우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특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특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반도체, 자동차 등 10대 제조업 설비투자가 부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설비투자 계획 110조원 중 이행률은 고작 44%에 그쳤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10대 제조업 대표 기업, 경제단체와 함께 '제4차 산업투자전략회의'를 열고 설비 투자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10대 제조업 국내 설비투자 규모는 48조4000억원이다. 올해 투자 계획이 110조원인 것을 고려하면 이행률은 50%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산업부는 이 같은 설비투자 실적을 두고 "전반적으로 양호한 이행 실적을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고금리·고환율 장기화, 중국발 공급과잉 등 어려운 투자 여건 속에서도 10대 제조업 현장에서는 꾸준한 투자가 이어졌다는 게 산업부 측 설명이다.

2%대 초반대로 내려온 물가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하반기 설비투자는 다소 증가할 전망이다. 외국인투자 증가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첨단 제조업 외국인투자는 81억3000달러로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낙관적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하반기 설비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고금리가 더 이어질 경우 기업 투자 여력이 제약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도 "2%대 물가가 지속되고, 미국의 금리 변화로 투자 환경 조성되는 분위기"라면서도 "44%대 실적으로는 제대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낙관은 금물"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회의에서 기업들은 금리 인하 시기에 투자를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에 투자세액공제와 재정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 추진을 요청했다.

안덕근 장관은 "투자를 통한 성장이라는 우리의 '성공 방정식'은 이제는 '생존 방정식'이 됐다"며 "투자세액공제 연장·확대 등 올해 발표했던 투자 지원 정책들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업종별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는 등 기업 투자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우기자 mw3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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