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전문가, 자동조정장치 도입 비판

정부가 '내는 돈(보험료율)'을 올려 국민연금 수명(고갈시점)을 최장 2088년까지 늘리는 개혁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는 국민연금 기금의 운용 수익률이 연 5.5% 이상일 때를 전제로 한 것으로 사실상 '장밋빛' 전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장년의 보험료율을 더 빨리 올려 청년 세대와의 형평성을 제고한다고 하지만, 50대가 매년 1%포인트씩 오르는 보험료율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받는 돈'을 줄이자는 자동조정장치 도입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연금개혁 추진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모수개혁,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을 통해 기금소진 시점을 최대 2088년까지 연장한다. 단, 기금의 운용수익률이 연 5.5% 이상일 경우가 조건이다. 정부는 연4.5%의 기금수익률을 5.5%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승룡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기금 수익률을 제고하면 된다는 건 일종의 '만병통치약'으로 이렇게 딱 한 줄 집어넣고 끝낼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금 운용 수익률을 올린다는 것은 위험 투자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수익률이 높아지면 좋겠지만, 리스크도 함께 높아진다는 것"이라며 "잘 안됐을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단순 '낙관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세은 충남대 교수(경제학)는 "50대라고 해서 모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며 "대부분 직장에서 처음 밀려나기 시작하는 때가 50대 초반이다. 보험료율을 이렇게 급하게 올리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보험료율의 급격한 인상은 본인이 보험료를 모두 부담해야 하는 자영업자에게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어느 세대든지 이렇게 보험료를 인상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기초연금 40만원 확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기초연금 인상 시 국민연금 가입의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생계급여, 기초연금 모두 세금으로 지급되는 복지인데, 국민연금의 혜택을 줄이면서 기초연금 지급액을 늘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공적연금 미래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민우기자 mw38@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을 통해 국가가 국민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을 법률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29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시민이 상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을 통해 국가가 국민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것을 법률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29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시민이 상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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