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표가 '2026년 의대 증원 유예'를 들고 나온 것은 의료대란 해결을 위한 고육책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한치의 양보 없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유일한 대안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보건복지부의 무능을 강하게 비판하는 소리도 나온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응급실 비상 상황이 심화하는데도 대통령실이 의대 증원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며 "거의 달나라 수준의 상황 인식"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신상진 성남시장도 "의료 대란을 방치하면 윤 정부에 최대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나경원 의원은 "의정갈등의 책임자는 물러나야 한다"며 보건복지부 장·차관의 책임을 거론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의대 증원 의지는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현재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교체도 검토하지 않다고 말했다.
의료시스템이 붕괴되기 직전인데 정부와 의료계는 죽기살기식 '엔드(end) 게임'을 벌이고 있다. 복지부는 그동안 의료계가 통일된 증원안을 가져오면 논의할 수 있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니 여야라도 나서 공론의 장을 만들려는데도 이를 부인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한 대표가 의대증원을 유예하자고 한 것 같은데, 지금 상황에서 의료붕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불가피한 대안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간 갈등이 여러 차례 불거지면서 정부 여당의 국정수행 능력에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치는 양보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고 "지금은 절대 아프면 안된다"는 소리까지 나오는데도 대통령과 여당 대표 간 이런 모습은 국민들의 분노와 공포만 키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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