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법원이 사법부의 권한을 벗어나 사실상 행정부의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다. 방문진 신임 이사 임명을 막고, 임기가 끝나는 이사진을 법원이 재임용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행정부의 인사권은 행정청에 선택이나 판단의 권한을 부여하는 재량행위(裁量行爲)로, 위법이 명확하지 않은 이상 존중돼야 한다. 이번 판결은 더불어민주당의 방문진 이사 선임 간여에 동조한 것과 마찬가지다. 더구나 소송을 건 권태선 이사장 등 신청인들의 임기가 만료돼 이들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다. 법원은 이번 판결과 반대로 문재인 정부 때는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과 고대영 KBS 사장, 강규형 KBS 이사 등이 위법 해임에 대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모두 기각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본안 소송에서 해임이 취소됐다. 고영주 이사장 사건에서 법원은 '잔여 임기가 남았다 하더라도 해임으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는데, 이번 재판부는 정반대의 판단을 내렸다. 정치적 판결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할만한 대목이다.
재판부는 2인 체제에서의 의결이 정당한지에 대해서도 다툴 여지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방통위의 파행 운영은 민주당의 위원 추천 거부와 연이은 방통위원장 탄핵 탓이다. 방통위는 위원장과 위원 4명을 포함한 5인 합의제다. 위원장과 위원 1명은 대통령이 지명하며, 나머지 위원 3명은 여야가 각각 1명과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 여부를 결정한다. 민주당은 위원 추천을 거부해오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소추 이후 위원 추천으로 방침을 바꿨다. 방통위법엔 '위원회 회의는 2인 이상의 위원의 요구가 있는 때에 위원장이 소집하며,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명시돼 있다. 2인 형태로 운영된다고 해서 위법이 아닌 것이다. '정치적 판결'은 사법부가 스스로 자신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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