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토국제학원이 운영하는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학생 수는 중고교생을 합해 160명이다.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부를 창단,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에 달한다. 결승 진출보다도 더 주목을 끄는 건 매 경기마다 선수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는 점이다. 교가 4절에는 한국인의 기개가 느껴지는 "힘차게 일어나라 대한의 자손"이라는 구절도 있다. 1차전인 지난 8일부터 14, 17, 19, 21일까지 광복절 전후로 다섯차례나 한국어 교가가 일본 전역에 울려퍼졌다. 교가에 나오는 '동해'의 일본 명칭은 '일본해'(日本海)로, 일본 공영방송이 자국 영해를 다른 나라 기준에 따라 부르는 장면을 방영한 셈이다. 그런데도 이를 비난, NHK에 항의하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았다. 반면 지난 15일 한국 프로야구에선 "광복절에 일본인 투수와 일장기가 말이 되느냐"는 일부 팬들의 비난으로 두산 소속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게이쇼의 등판이 취소됐다. 두산 베어스는 잠실 구장 외야에 걸려있던 일본 국기도 내려야 했다. 또 KBS는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틀었다가 일본 전통 혼례 장면에 일본 국가(國歌) 기미가요가 배경으로 나온다는 이유로 거센 항의를 받았다.
식민지 역사를 기억하는 한국민과 일본 국민의 정서가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했어야 하는지는 되돌아볼 문제다.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을 따라잡고, K문화 또한 세계적으로 인기다. 선진국이라면 국민의 품격이나 국격도 높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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