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독성가스인 '포스겐' 없이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MDI(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겐은 2016년 누출 사고로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도 있는 독성 가스지만 여러 산업에서 유용해 엄격한 안전기준 속에서 사용 중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19일 이진희·안진주·박지훈 박사 연구팀이 최근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사용하는 새로운 MDI 제조 촉매와 공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기존 방식보다 이산화탄소 배출과 인체·환경적 유해 요소를 줄여준다. 또 합성 부산물을 줄여 생산 효율을 높였다.
폴리우레탄의 2가지 원료 중 '이소시아네이트'는 종류가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TDI(톨루엔 디이소시아네이트)와 MDI로 나뉜다. 현재 기업들은 이소시아네이트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독성 가스인 포스겐을 사용 중이다.
연구팀은 포스겐 대신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새로운 MDI 제조 공정과 팔라듐·이산화티타늄 촉매를 개발해 MDI 생산 효율을 크게 높였다.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일산화탄소와 수소가 섞인 합성가스를 먼저 만들었다.
이후 합성가스 속 수소는 MDI 제조 첫 단계인 아닐린 제조에 쓰이고, 남은 일산화탄소는 포스겐 처리에 쓰인다. 결국 이산화탄소 배출과 독성가스 사용을 모두 줄이거나 없앤 것이다.
포스겐 대체 공정에서 변환 효율이 낮아진다는 문제가 생겼지만 연구팀은 이를 위해 팔라듐-이산화티타늄 촉매를 개발했다. 촉매는 반응을 방해하는 부산물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했다. 개발한 공정과 촉매를 모두 적용한 결과 당초 60%에 머물렀던 MDI 제조 과정에서의 효율이 95%까지 향상됐다.
화학연 연구팀은 연구 단계부터 전과정평가를 실시해 객관적인 인체·환경적 유해성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기존 포스겐 사용 공정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16.1% 감소했다. 암을 포함한 인체 독성 영향은 22.8% 감소해 새롭게 개발한 공정의 환경적 우수성을 확인했다. 이는 향후 대규모 실증 연구에 활용할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개발한 공정 모델을 바탕으로 공정 규모 확대와 촉매·공정 최적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연속공정 개발과 공정 통합화를 시작으로 파일럿 규모 스케일업 등 실증을 통한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유해 가스 사용을 줄이고 이산화탄소 전환을 통한 폴리우레탄 핵심원료 제조 기술 확보로 향후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