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과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한 총리는 "막대한 국가 재정이 소요되고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지우는 법안들을 (야당이) 충분한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도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이 두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취임 후 21번째 거부권 행사가 된다. 거부권이 행사되면 이들 법안은 국회로 되돌아가 이달 말 재표결 절차를 밟게 된다. 재의결 절차를 거쳐 폐기되면 민주당은 즉시 재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여야 대치의 쳇바퀴만 또 굴러가게 생겼다.

'노란봉투법'은 이미 21대 국회에서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재의결 부결로 폐기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선 이전보다 더 세진 법안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였다. 산업계는 '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면죄부법', '파업만능법'이라며 결사반대하고 있다. 6개 경제단체들뿐만 아니라 주한 외국인투자기업들까지 "경영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강한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 후보의 총선 공약이자 민주당 1호 당론 법안인 '25만원 지원법' 역시 경기진작 효과는 미미하고 물가만 다시 불안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그럼에도 야당은 위험성에 눈을 감고 강행했다. 말로는 "민생을 위해서"라고 외쳤지만 속셈은 따로 있는 듯 하다.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것은 거부권 행사 횟수를 늘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감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를 보면 이번에도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당연할 것이다. 경제를 망치는 '정치적 악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여야 간 충분한 협의도 없이 숫적 우위를 바탕으로 밀어붙이는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이렇게 대응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입법 폭주는 국민의 삶을 위협할 뿐이고, 거부권 행사는 입법 폭주의 당연한 결과다. 야당은 다수당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경제와 민생 전체를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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