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등에 따라 진행된 금감원의 우리은행 현장검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4월 3일부터 올 1월 16일까지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친인척이 실제 자금사용자로 의심되는 차주에게 모두 42건, 616억원의 대출이 실행됐다. 손 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와 은행에 지배력을 행사하기 전에는 해당 친인척 관련 차주 대상 대출 건은 5건, 4억5000만원에 그쳤다. 지배력 행사 이후 대출이 무려 137배 불어난 것이다. 대출 취급 심사와 사후관리 과정에서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고 지점 전결로 임의 처리하고, 용도 외 유용 점검 시 증빙자료도 확인하지 않아 이제까지 발각이 안됐다. 2017년 우리은행장에 취임한 손 전 회장은 2019년 1월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하면서 지주 회장과 은행장직을 함께 수행하다가 2020년 3월 지주 회장을 연임했으며, 지난해 3월 임기를 마쳤다. 우리은행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직원 횡령 사고가 나 내부통제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앞서 경남지역 지점 직원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35회에 걸쳐 개인과 기업체 등 고객 17명 명의로 허위 대출을 신청한 뒤 대출금 177억7000만원을 지인 계좌로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도 2012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8년간 8회에 걸쳐 총 697억3000만원을 횡령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유독 횡령과 부정대출 등 불법 비리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 사고가 날때마다 내부통제를 강화한다고 밝혀왔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그런데 이번의 의혹은 예전과 차원을 달리한다. 내부통제에 대한 최종 책임이 있는 지주 회장이 불법에 연루된 셈이기 때문이다. 가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당국은 철저히 규명해 거액 부정대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을 엄벌해야 한다. 또한 과징금을 크게 늘려 일벌백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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