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밀어붙이면 여당은 필리버스터로 대응하고, 필리버스터가 끝나면 야당은 기어이 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이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이어진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소모전만 반복되는 셈이다. 이러는 사이 민생은 완전히 뒷전으로 밀려났다. 22대 국회 개원 후 두 달 동안 여야 합의로 처리된 민생·경제법안은 단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민주당은 오직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에 천착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지금의 행보는 이와 거리가 멀기만 하다. 당장 '전 국민 25만원 지원'만 해도 고물가와 재정적자 확대라는 경제 현실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국민들 생활 개선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노란봉투법은 우려가 더 크다. 경제계는 노동쟁의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할 것이라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반면 'K칩스법'은 정쟁에 발이 묶여 기업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선을 넘은 거야의 입법폭주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금을 뿌리고 파업권을 강화한다고 해서 민생고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를 보면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유도해 탄핵 선동에 악용하겠다는 전략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 방어용이라는 주장에 힘을 더 실어줄 뿐이다. 고물가·고금리로 서민의 삶은 팍팍하고, 내수는 여전히 엄동설한이다. 중동 정세까지 녹록지 않다. 2분기 역성장에 이어 3분기도 암울한 상황에서 거야의 일방적 폭주는 국민들을 신물나게 만든다. 대결 정치로는 얻을 게 없다. 수권을 꿈꾸는 야당이라면 정쟁이 아닌 민생에 당력을 모아야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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