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왔는데 대기 1800번입니다. 이 더위에 이 많은 사람들 세워놓고 티몬 관계자라는 사람은 명확한 답변도 못내놓은 채 우왕좌왕하고 이게 뭡니까."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인한 환불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티몬 별관 앞에는 여행상품을 환불받으려는 구매자들이 땀을 흘리며 길게 줄을 늘어서 있었다.
유모차를 끌고 온 아기엄마부터, 고령층까지 다양한 구매자들이 하염없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원에서 출발해 오전 8시에 이곳에 도착했다는 A씨(50대·여성)는 대기표 1800번을 받고 이 시간까지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A씨는 "티몬, 위메프에서 여행상품을 지인하고 가려고 구매한게 900만원, 식구끼리 여름휴가 가려고 350만원, 우리 딸이 개인적으로 구매한 게 80만원 정도 된다"라며 "제가 결제한 것만 500이 좀 넘는다. 오전 8시부터 기다리고 있는데 이제 접수번호 200번대 사람들 것을 처리 중이라고 해서 오늘 중으로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여행사 환불 시스템과 티몬의 환불 시스템 간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5시간째 환불 금액 입금 처리가 올스톱되면서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30대·여성)는 "여행사에서는 환불 시스템에 '티몬 환불' 버튼이 떠야 환불 처리를 해줄 수 있는데, 이 버튼이 뜨지 않아 환불 요청을 처리를 못해주고 있다고 안내문자를 보내줬다.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이 오류가 잡혀서 다시 환불 처리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4시 현재, 접수번호 800번대 중반까지 환불 신청 접수가 완료된 상태다.
지하1층 사무실에서 접수를 완료하고 지상으로 나오는 길에 만난 한 여성 고객(30대·인천)은 "230만원 여행상품을 샀는데 환불금 입금은 오늘까지 기다리라고 하더라"라며 "근데 기다려봐야 알 것 같은 게 50번대로 접수된 사람도 지금 환불금이 입금이 안돼 안에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고 전했다.
한 50대 여성 고객은 "환불받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희망을 걸고 왔는데, 유모차부터 노인까지 건물 뒤쪽까지 줄을 서있고, 순번대로 처리해주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날도 더운데 여기서 환자라도 발생하면 큰 문제인데, 티몬과 위메프는 소비자를 더이상 우롱하지 말고, 대기줄 서 있는 사람들 돌아가서 기다릴 수 있도록 해산시키고 전산으로 빨리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여성 소비자(40대, 하남)는 "코로나 끝나서 모처럼 가족들하고 여행하려고 힘들게 사이판 여행 예약을 280만원을 들여 했고, 8월에 출발하려고 준비하다 이 사단이 났다"며 "이렇게 막연히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직원들이 전원 재택 체제로 전환되면서 지원 체계도 엉망이다. 현장에 나와있는 직원은 6명 정도다.
현장에서 대기 중인 남성 구매자(20대·서울)는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직원이라며 나타난 사람이 안내를 나오더라"면서 "그런데 처음에는 현장에서 수기로 환불을 접수해 접수번호 받은 사람들부터 해주고, 그 이후 벽에 붙은 QR코드를 찍은 사람들 접수를 해준다고 하더니, 사람들이 항의하니까 QR코드 찍은 사람들먼저 해주고, 현장 수기 접수자들을 그 다음에 해준다고 말을 바꿔 현장이 혼돈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를 전후로 서울 강남구 티몬 별관 앞에는 기동대와 경찰, 소방서 인력이 대거 투입된 상태다. 기동대 150명, 경찰 100명, 소방서 30명이 투입된 상태이며, 대기줄이 길어지면서 투입 인력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서울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진데 이어 이날도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환불을 기다리는 이들이 온열질환 증상을 보일 경우, 즉시 임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임시진료소도 설치했다. 강남구청에서도 10여명의 지원인력이 현장에 파견됐다.
강남소방서에 출동한 안성일 현장대응반장은 "온열환자들, 힘드신 분을 체온 좀 떨어뜨리고 가시고, 진료 좀 받고 가실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26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별관 앞에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이 무더위 속에 대기하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26일 강남구 티몬 별관 앞에 마련된 임시진료소 옆에 마련된 생수 공급대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