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여타의 상속공제액을 제외한 재산가액이 100억원이다. 재산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은데 세금이 고민이다. 현행 기준으로 재산 상속세는 45억4000만원이다. 하지만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바뀐 세율이 적용돼 상속세가 38억3000만원으로 줄어든다. 7억1000만원을 더 물려줄 수 있는 셈이다.
#B씨는 국내에 거주하고 있다. 배우자와 자녀 2명을 두고 있다. B씨의 재산은 총 17억원이다. B씨는 배우자에게 5억원만 주고 자녀들에게는 최대한 많은 돈을 물려주고 싶다. 이 경우 현행 상속공제액에 따르면 10억원까지는 세금이 매겨지지 않는다. 일괄공제 5억원에 배우자 공제 최소 5억원을 활용해야한다. 나머지 7억원에 대해선 세금을 내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개정안에선 17억원을 모두 공제 받을 수 있다. 기초공제액은 2억원, 자녀공제액은 10억원, 배우자 상속공제액은 최소 5억원이다.
정부가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인하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 자녀공제액은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대폭 상향한다. 25년 넘도록 묵혀둔 상속·증여세 체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려는 시도다. 최근 상속과 증여세에 대한 자산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자산 규모가 불어나다보니 중산층에도 높은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이를 고민해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사례의 변화를 담은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세법 개정안 중 상속세와 증여세 관련 부분 모두 내년 1월 이후 상속개시·증여 건부터 적용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최대세율이다. 재산가액 30억원 초과 시 50%를 매겼던 기준을 없앴다. 최대세율은 10억원을 넘길 경우 모두 40%로 책정한다.
최소세율인 10%의 기준도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조정했다. 세율 20%가 적용되는 구간은 '1억원 초과~5억원 이하'에서 '2억원 초과~5억원 이하'로 바꿨다.
상속세 자녀공제금액은 확대했다. 기초공제는 2억원, 일괄공제는 5억원으로 똑같지만 자녀공제가 1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확대했다. 미성년자 공제, 연로자 공제, 장애인 공제도 그대로다.
최대주주 등 보유주식 할증평가는 폐지하려 한다. 기존에는 최대주주 등 주식은 평가한 가액의 20%를 가산했다. 매출액 5000억원 미만 중소·중견 기업은 예외다. 예를 들어 대기업 최대주주인 C씨가 5000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현행 상속세액은 3000억원이다. 할증을 감안한 과세표준액은 6000억원으로 여기에 관련 세율(50%)을 적용한 값이다. 개정안으로 추산하면 상속세액은 2000억원이다. 과세표준액은 5000억원으로 관련세율 40%가 적용된다.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적용대상 자산도 확대했다. 배우자 등 특수관계인을 활용한 조세회피를 강력히 막겠다는 취지다. 기존에는 양도일 전 10년 내 증여받은 토지, 건물, 부동산 취득권 등만 해당됐다면 개정안에선 양도일 전 1년 이내 증여받은 주식 등도 포함한다.
다만 이런 개정안이 국회 등 입법 처리 과정에서 통과될지는 지켜봐야한다. 벌써부터 상속·증여세 개정안이 초고액자산가에만 혜택이 돌아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훈 법무법인 트리니티 변호사는 "상속세 공제범위 자체가 올라갔어야한다. 최고세율을 낮춘 것은 중산층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면서 "5억이란 기준은 1996년에 만들어졌다. 당시 압구정 현대 아파트가 5억원이었는데 지금은 60억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