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A씨는 한 금융업체로부터 '신용카드 잔여 한도 내에서 5.3% 저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업체는 정식 등록된 금융회사라고 속였다. 신용카드로 물품 구매(24개월 할부) 후 결제금액의 일부(70%)는 선 지급하고, 남은 금액(30%)은 할부 약정기간(6개월) 동안 할부대금 정상 상환 시 환급해 주겠다고 현혹했다. A씨는 업체 측의 말을 믿고, 카드정보 등을 유선으로 제공한 후 2개의 카드로 총 2800만원을 결제했다. 6개월 후 업체는 연락이 두절됐다. A씨는 남은 18개월 간 할부수수료를 포함한 잔여 할부금을 모두 상환해야 했다. 카드사로부터 이용한도 감액 조치도 받았다.
#60대 B씨는 가상현실 속 부동산 투자로 건물주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억원의 수익이 창출된다는 문자를 받고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업체는 동영상 광고를 보고 매일 출석 체크를 할 때마다 포인트가 쌓이고 포인트의 현금화가 가능하며, 온라인쇼핑몰 결제도 가능하다고 현혹했다. 업체가 개설한 플랫폼에 공지된 부동산 허위 증명서 등을 믿고 부동산을 매입하는 조건으로 1500만원의 카드 결제를 진행했다. 하지만 부동산은 실제 존재하지 않았다.
#30대 예비 남편 C씨는 아내와 함께 유명 웨딩 박람회에 참석해 맞춤 예복업체로부터 이벤트 참여를 제안 받았다. 카드 결제를 하면, 캐시백을 받게 되는데, 캐시백으로 원단 값을 충당해 무료로 맞춤코트를 제작해 주고, 결제금액은 반환(카드 결제 취소)해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약속과 다르게 카드 결제금액을 반환해 주지 않았다. 일부 고객에게는 코트도 제작해 주지 않았다. 고객 항의가 이어지자 맞춤 예복업체는 폐업 후 잠적했다.
#40대 D씨는 전화 TM을 통해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해 준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1·2등 미당첨 시 전액 환불 조건의 계약을 체결한 후 서비스에 가입했다. 업체 측이 제공한 홈페이지에 허위로 기재돼 있는 특허청 특허출원기술 보유 정식업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과학적 기법으로 당첨된 후기 등 내용을 본 후 신뢰를 쌓게 됐다. 처음에는 10만원의 저렴한 가입비로 로또 당첨번호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해 카드 결제했다. 12개월 할부로 180만원을 추가로 결제하면 월 15만원의 부담 없는 금액으로 더 좋은 로또 당첨번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해 추가 결제했으나 업체는 연락 두절했다.
금융감독원은 사례를 통해 '저금리 대출', '고수익 보장' 등을 내세워 신용카드 결제를 유도하는 불법업체를 주의하라며 23일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신용카드를 활용한 사기가 증가하고 있다. 급전이 필요한 신용카드 회원에게 '저금리', '대환대출', '정식 등록업체' 등의 문구로 '카드깡'을 하도록 유인하거나 부동산 투자, 이벤트 당첨, 복권 번호 예측 등을 내세워 신용카드 결제를 유도한 후 잠적하는 사기방식이다.
금감원은 "이러한 불법행위는 익명성과 전파력을 지닌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어 금융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유선 또는 온라인 상에서 신용카드 정보 또는 개인정보를 요구하면, 불법일 가능성이 높으니 단호히 거절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이어"원금 보장 또는 고수익 보장으로 현혹하며 투자를 권유받은 경우, 인터넷 '파인'에서 제도권 금융회사인지를 확인해야한다"면서 "카드깡 또는 유사수신이 의심되면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해야하고, 신용카드 회원도 불법거래에 연루될 경우 거래정지, 이용한도 축소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라"고 당조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