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그룹은 밥캣 지분 46%를 가진 에너빌리티를 인적분할한 뒤 분할신설법인을 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를 개편할 계획이다. 밥캣은 상장폐지된다. 문제는 두가지다. 하나는 밥캣의 지분 54%를 가진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건설기계업체인 밥캣은 지난해 매출이 10조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도 1조3899억원에 달했다. 반면 로보틱스는 매출 530억원에 19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로보틱스에 합병되는 밥캣 소액주주들로선 난감할 수 밖에 없다. 또하나는 합병비율이 1 대 0.63로, 우량인 밥캣 1주를 가진 주주에게 불량인 로보틱스 0.63주만 주어진다는 점이다. 기업가치와는 정반대다. 이는 현행 자본시장법이 상장사 합병시 기업가치를 시가(주가)로 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병비율 산정기간 중 로보틱스 주가만 오르면 일방적으로 로보틱스 주주들에 유리하게 되는 셈이다. 과거 삼성물산이나 동원산업도 이런 방식으로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회사에 유리하게 합병비율을 결정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야당이 발의한 '두산밥캣 방지법'은 상장기업 간 합병 시 주가 대신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산술 평균해 비율을 정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구조 개편이 완료되면 ㈜두산의 밥캣 간접지분율은 13.8%에서 42%로 높아진다. 회사가 두개로 쪼개져 밥캣 지분을 넘겨야 하는 에너빌러티의 소액주주들(지분율 63%)도 손해다. 이득을 보는 건 로보틱스의 68.2%를 가진 두산의 대주주 일가이고, 피해자는 밥캣과 에너빌러티 소액주주인 것이다. 대주주 일가가 계열사의 의사결정권을 가진 상황에서 지배주주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합병과 주식교환이 이뤄지면 소액주주들은 불이익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 정부가 상장사의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밸류업에 고심인 와중에 소액주주들을 울리는 두산의 합병 계획은 옳지 않다. 두산은 지금이라도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조치를 내놔야 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