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유세 도중 총격으로 귀를 다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성조기를 배경으로 지지자를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대선 유세 도중 총격으로 귀를 다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호요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성조기를 배경으로 지지자를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전 세계가 일요일 오전(한국시간) 일어난 사건에 경악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유세 도중 총격을 받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저격범은 유세장 밖 건물 옥상에서 반자동 소총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노렸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천우신조였다. 총알이 몇 cm만 옆에 맞았다면 치명적일 수 있었다. 총알이 날아오는 순간 고개를 돌려서 살은 것이다. 범인은 현장에서 사살됐고 유세를 지켜보던 1명도 목숨을 잃었다. 무고한 시민의 희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미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암살 미수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특이하게도 저격범은 공화당의 등록 당원으로 확인됐다. 위장 당원이었을지, 혹은 또 다른 배후가 있진 않았을지가 모두 조사 대상이다.

극도로 양극화된 정치 분위기 속에서 전직 대통령이자 유력한 대선 후보를 겨냥한 암살 시도까지 벌어지자 미국 사회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치권은 정치 폭력 행위를 일제히 규탄했다. 전 세계도 같은 분위기다. 각국 정상들은 잇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안전을 기원하며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에도 굳건히 맞서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끔찍한 정치 폭력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한국민들은 미국민들과 함께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민주·공화 양 진영간 갈등이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건의 성격상 4개월도 남지 않은 미 대선에 미칠 파장이 매우 클 수밖에 없어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사건의 정확한 진상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남의 나라 일 같지 않다. 우리도 최근 수차례 정치 테러로 큰 충격을 받은 바 있다. 어느 국가에서든 어떠한 이유로든 정치 테러는 용납해선 안 될 일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고 국민 전체에 대한 폭력이다. 테러로는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으며 사회를 더 갈등으로 몰아넣을 뿐이다. 정치인들의 책임도 무겁다. 대결과 갈등의 무대로 전락한 정치판이 이번 총기 테러를 낳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미국도 그렇고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터질 게 터진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대화와 타협이라는 성숙한 정치문화를 만들어야 정치 테러가 발붙일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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