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3일 공개적으로 전(前) 정부 탓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역동 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에서다. "우리가 경제 운영에 대해서는 조금 걱정을 덜 해도 될 상황이 됐다"고 운을 뗀 한 총리는 "우리 경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모든 부분이 이제는 다 정상화가 됐고, 앞으로는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출범 당시 우리가 물려받은 경제를 봤을 때 저는 우리나라가 망할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절실하게 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재정수지 악화와 무역수지 적자, 고금리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문재인 정부가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해 나랏빚은 전 세계가 경고하는 수준이었고, 금리는 거의 10배, 3배씩 올랐으니 경제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또 문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비율을 대폭 늘려놓았으며, 그때 추세대로 가면 2027년엔 부채비율이 70%에 달하는 수준으로 거의 뱅크럽시(파산)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는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이 상황을 그래도 정상화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얼마나 욕을 많이 먹으셨나. 얼마나 힘든 일을 많이 했나. 그러면서도 그 일을 하셨다"고 했다. "이제는 우리 최고의 리더를 중심으로 뭉쳐서 해나가는 일만 남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일국의 총리 발언으로 믿기엔 한심한, 낯 뜨거운 자화자찬이요 용비어천가가 아닐 수 없다. 문 정권에서 봐왔던 "잘되면 내탓, 못되면 네탓"의 내로남불과 무엇이 다른가. 게다가 우리 경제의 현 상황은 결코 좋아진 게 아니다. 550만명이 넘는 자영업자는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백척간두에 몰리고 있으며, 금융사의 연체율은 급등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협 캐피탈 등 제2 금융권의 건전성은 추락중이며, 연금 노동 교육 등 구조개혁 성과는 미미하다. 사회 양극화는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저출생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좀체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락가락 즉흥식 정책으로 인한 국민 불만도 높다. 집권 3년차가 됐는데도 여전히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정부 2인자인 총리의 이같은 시각은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된다. 전 정부 타령은 그만하고 국정 운영의 책임은 정부와 여당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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