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에서 국민의힘과 정부가 불참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국회에서 국민의힘과 정부가 불참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지난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을 즉시 상정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폐기법안 부활법'을 준비 중이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회법 일부개정안'이 그것이다. 현행 국회법 제59조에 제2항을 신설해 '직전 임기 국회에서 소관 상임위가 심사한 법안과 동일한 법률안의 경우 다음 국회에서 해당 위원회 의결로 즉시 상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직전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된 법안을 부활시켜 차기 국회가 승계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개정안에는 '이 법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부칙도 담겼다. 곧바로 22대 국회에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현행 국회법 제59조는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의 상정 시기를 규정하고 있다. 일부 개정안은 발의 후 15일, 전부 개정안·제정안은 20일의 숙려기간이 지나야 상정이 가능하다.

만약 '폐기법안 부활법'이 통과되면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쟁점법안들을 숙려기간 없이 의결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까지도 포함된다. 21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추진했다 폐기된 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란봉투법, 가맹사업법, 민주유공자법 등이 속전속결로 상정될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같은 속도전의 이유로 '국회의 효율성 제고와 생산성 강화'를 들고 있다. 동일한 법률안인데 왜 심사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 행정력을 낭비하고 입법의 시의성을 상실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법안들이 폐기된 데에는 나름대로 다 이유가 있다. 노란봉투법만 해도 노사 관계에 더 많은 갈등을 불러 일자리를 위축시킬 위험성이 있어 무산된 것이다.

당연히 국민의힘은 "졸속 입법 조장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야권 내부에서도 "숙려기간을 건너뛰면 법이 통과돼도 헌법재판소에서 제동이 걸릴 우려가 있다"면서 우려를 표한다. 한마디로 도가 지나친 입법이다. 이쯤되면 막가자는 것과 다름아니다. 폐기된 법안을 국회에서 다시 발의해 통과시킨다면 혼란은 뻔하다. '폐기법안 부활법' 시도를 당장 멈춰야 한다. 국민들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표를 더 준 것은 이런 입법 폭주를 하라고 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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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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