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카자흐·우즈벡 등 방문
6개월만에 해외로… 金여사 동행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 창설
"상당수 MOU… 새 협력모델 개척"

윤석열 대통령이 10~15일 중앙아시아 3개국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낮은 지지율 늪에 빠진 윤 대통령이 6개월 만에 나서는 해외 순방 길에서 집권 3년 차 국정동력을 회복할 반등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투르크메니스탄(10~11일), 카자흐스탄(11~13일), 우즈베키스탄(13~15일)을 국빈 방문한다고 9일 밝혔다.

윤 대통령의 순방은 지난해 12월15일 네덜란드 순방 이후 178일 만이자, 올해 첫 순방이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커지자 지난 2월 독일·덴마크 순방을 며칠 남겨둔 시점에서 전격 취소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중앙아시아 5개국이 참여하는 정상회의를 출범시킨다. 윤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 각각 정상회담과 함께 다수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에너지·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한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잇는 중앙아시아 특화 외교 전략인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앙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한-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가 창설된다"며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대한민국 외교의 지평을 한층 더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이 특히 주목받는 까닭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최근 공개한 여론조사(5월28~30일 조사, 무선전화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21%를 기록했다. 부정평가 취임 후 최고치인 70%를 찍었다. 리얼미터의 5월5주차 주간집계(에너지경제 의뢰, 5월27~31일 조사, 무선 97%+유선 3% 자동응답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의 경우 지지율은 30.6%로 간신히 30%대를 유지했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답보상태가 이어지자 광폭 외교행보로 돌파구를 찾는 것 같다. 극한의 여소야대인 22대 국회가 개원한 터라 윤 대통령의 주요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외치 중심의 성과로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한일중 정상회의와 한중·한일 정상회담을 각각 가졌고, 지난달 말에도 국빈 방한한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아랍에미리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성과로 15억 달러 규모의 LNG운반선 건조 의향서 체결을 비롯해 총 19개 협정과 MOU에 서명했다. 이달 4~5일 올해 처음으로 열린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는 48개국 아프리카 대표단이 참석해 협력을 다짐하는 성과를 올렸다. 윤 대통령은 여세를 몰아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서는 것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지지율 상승의 호재가 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연이은 외교 행보에도 지지율은 하락하거나 소폭의 변동만 보이는 보합세였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요인으로 꼽히는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고 수사외압 의혹과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 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윤 대통령의 주요 순방 후 지지율 추이를 봐도 2022년 6월 스페인(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2022년 9월 영국·미국·캐나다(유엔 총회 등 참석), 지난해 4월 미국(국빈 방문) 순방 이후 오히려 외교 리스크가 노출되면서 지지율이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지난해 12월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성남 서울공항 2층 실내행사장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성남 서울공항 2층 실내행사장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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