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의를 계기로 국제적 AI 규범 논의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한국에서 이런 회의가 열렸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클 것이다. 하지만 정작 국내적으로는 AI 산업 발전의 제도적 기초인 'AI 기본법'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작년 초 발의한 AI 기본법은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해 이달 말 21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될 운명이다. 여야가 AI 진흥이 먼저냐, 규제가 먼저냐를 놓고 힘겨루기만 하다가 타협점을 찾지 못한 탓이다. 반면 주요국들은 AI 리스크는 줄이고 투자는 확대하는 제도 정비에 가속을 붙이고 있다. 이날 유럽연합(EU)은 세계 최초로 포괄적 AI 규제법을 승인했고 2026년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다. 이 법은 고위험 등급을 포함해 AI 활용 위험도를 크게 네 단계로 나눠 차등 규제하는 게 특징이다. 중국도 작년에 'AI 윤리 거버넌스' 지침을 마련했고, 미국은 일찌감치 자율 규제 기반의 '국가 AI 이니셔티브법'을 제정해 2조원 넘는 돈을 기업에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는 'AI 리스크'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데 한국은 마냥 손 놓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식이라면 정부가 외치는 'AI 3대 강국'은커녕 후발 추격자로 전락할 수 있다. 더 이상 강 건너 불구경할 여유가 없다. 엄중히 각성하고 논의를 서둘러야 할 때다. 정치권과 정부는 절충점을 찾아 하루빨리 AI 기본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이것이 AI 정상회의 개최국의 위상에도 걸맞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