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현대카드 제공>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현대카드 제공>
"애플페이 들여오고 나서 국부유출이란 지적도 있었다. 그렇게 따지면 외산차, 외산폰은 왜 쓰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정태영(64) 현대카드 부회장은 카드업계 유일한 오너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지난해 3월 애플페이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비판과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 21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에 대한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애플페이를 도입한 이후, 애플 측에 5000억원가량을 수수료로 지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제휴사 지급 수수료 비용은 50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했다. 카드업계 관련 비용(1조원대) 중 40%가량 차지하며 단연 1등이었다. 업계에서는 지급 수수료 비용이 급증한 배경에는 애플페이 도입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현대카드 측은 제휴사 지급 결제에 대해 타사와의 협업으로 인한 비용으로, 애플페이 효과로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제휴사 및 다른 파트너십 형태들의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주요 대화 내용.

-애플페이 도입으로 비판을 받았는데.

"책임감 때문에 도입한 거다. 우리나라에는 국제 간편결제 규격인 EMV(유로페이·마스터·비자카드 비접촉 결제 서비스)가 없기 때문에 지급결제 스타트업(payment startup)이 없었다. EMV의 파생이 제일 중요하기에 강력하게 애플페이를 도입하자고 했다. 우리 회사가 애플페이에 지난해 지급한 비용에 대해 5000억원 들었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인공지능(AI) 투자를 유독 강조하는데.

"지금까지 AI에만 1조원을 투자했다. (나는) 60세 넘어서 AI 학회에 참석했다. 이제는 강의할 수 있는 수준까지 됐다. 또 우리 (담당) 직원들 뺏길까 걱정이다. 예전에는 어떻게 인재를 데려올까 했는데 이제는 우리 직원 뺏기면 어떻게 하지 할 정도다. 앞으로 5년짜리 비전 접수 안 하고 중장기적으로 가려고 한다. 시장점유율(MS)이라든지 손익은 그에 비해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대신 제가 대가를 치룬건 포지셔닝이다. 우린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략이 원래 제 전공이다. 전략적 배치에 따라 관심 분야가 달라진다. 포지셔닝만 되면 나머지는 잘 된다라는 주의다. 포지셔닝은 거의 다 끝났다. 또 AI는 자료구조(Data Structure)를 바꿔놨다. 전 세계 표준형으로 돼야 알고리즘이 와도 다 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독보적 자신감이 있다. 언어학적으로 문법없는 단어는 소용이 없 듯이, 데이터는 언어학적 관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대카드하면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데.

"우리 회사는 PLCC와 GPCC(범용 신용카드)를 모두 성공시킨, 전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회사이다. PLCC는 저한테 사활을 건 도전이었다. 우리 회사가 멋부릴려고 한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에디슨이 전기를 만들 때 엘리베이터가 개발될건 몰랐을 거다. 데이터 구조를 만들어서 데이터로 승부건다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 PLCC라고 하면 대한항공에 데이터 플랫폼을 판 거다. 저희 돈 안받으며 대신 회원을 보내달라고 했다. 설계사 대신 AI에 쓰겠다는 것이다. 1조원을 가져다가 PLCC 회원 모셔서 한다. 출시 예정인 올리브영도 데이터 플랫폼 때문에 들어온 거다. 이처럼 궤도에 오른 사업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다. 거기에는 데이터 강을 넘는건데, 이게 산업 혁명보다 더 세게 올거라고 본다. 인터넷 혁명도 결국 이걸 위해 있었다고 본다. 아무리 훌륭한 CEO가 있어도 이 강을 넘긴 쉽지 않다. 제 이름을 걸고 이 강을 넘어왔다. 이제 중기적으로 가려고 한다."

-평소 소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식사는 하루에 한끼나 한끼반 정도만 한다. 올해 제가 64세이다보니, 번잡한 건 인생에서 좀 덜고 싶다. 그래서 전축 버리고 블루투스 스피커 하나 두고 있다. 식사도 줄이고 있다. 전투식량만 먹은 적도 있다. 보통 출장가면 미슐랭 안 가고, 샌드위치만 먹는다. 화려하게 보이는 것 같다고 말하는데 저희 직원들한테도 1시간 이상 가서 맛있는 거 먹자고 하면 혼낸다. 대신 1시간 이상 배울 것 있는 식당에 가자고 하면 즐겁게 간다."

-가족들 특히 작년 막내 아들 정준씨와 결혼한 골프선수 리디아 고에 대해 궁금하다.

"와이프(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가 요리를 좋아하는데, 요즘 운동 많이 한다. 최근 한남동에 제 30년 건축 노하우를 모두 담아 집을 새로 지었다. 와이프와 대화를 위해 전면에 부엌을 놓았다. 60세 넘어서는 허세를 모두 없애고 있다. 예를 들어 가정부를 두지 않고, 설거지도 직접 한다. 모든 가족이 담당이 있는데, 저는 설거지를 맡고 있다. 운동은 많이 안 한다. 다만 며느리(골프선수 리디아 고)가 같이 골프 치자고 하면 한다. 주말 나가서 치는 경우에는 부부 동반으로 1년에 세 번 정도하는 것 같다. 며느리랑 라운딩은 두 번했다. 예전에 현대차에서 잡아줘서 유명한 사람이랑 몇 번 쳐보니 긴장은 안 했다. 며느리는 농담도 잘 받아주는 편이고, 운동밖에 모르고 성실하다. 손주는 나중에 봐도 된다고 운동은 관두지 말라고 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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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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