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해외 직접구매(직구) 논란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해외 직접구매(직구) 논란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특징 중 하나가 '불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국민과의 소통 미흡에 대해 고개를 숙인지 얼마되지 않은 20일 대통령실이 '해외 직구 금지 정책'으로 사과하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역대 정부에선 찾아보기 힘든 초유의 사태다. 정책의 효과나 실현 가능성, 부작용 등을 고려하지 않은 설익은 정책을 덜컥 발표했다가 철회한 것이다. 국민들이 '탁상 공론'에 거세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길래 이런 일이 빈번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대(對)국민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간과 부처내에서도 '불통'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윤 정부가 정책을 발표해놓고 스스로 거둬들인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가 R&D(연구) 비용 낭비가 심하다며 예산을 줄일 것이라고 하더니 윤 대통령은 얼마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 R&D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전면 면제를 지시했다. R&D 예산을 늘리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의대 증원부터 덜컥 들고나온 의료개혁은 법원이 지적했듯 2000명 증원의 직접적 근거가 부족하다. 2000명을 한꺼번에 증원하면 대학 교육이 제대로 될지, 국민들이 추가 부담할 건강보험료는 얼마나 될지, 적자가 쌓이는 대형 병원이 문을 닫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우려를 씻어줄 만한 디테일한 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 일회용 컵 사용 금지, 연장근로시간 한도 변경, 취학연령 만 5세로 하향, 반도체 투자세액 공제율 상향 조정, 김포 등 수도권 도시의 서울 편입 등 발표 후 백지화되거나 바뀐 정책이 비일비재하다. 이러니 어느 누가 정부를 믿고 신뢰할 것인가.

오락가락 정책은 부처내, 부처 간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윤 대통령 자신이 주변의 얘기를 잘 듣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부처가 주요 정책을 만들어도 대통령실에서 막히거나 전혀 다른 내용이 되니, 어느 부처가 정책 개발에 앞장 설 것인가. 윤 대통령이 국민 신뢰를 얻으려면 부처와 참모들에게도 귀를 열고, 장관들에게 권한을 줘 책임지고 정책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는 널뛰기 정책으로는 남은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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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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