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사·투자자간 갈등 봉합 주목
이복현, 합리적인 결론 도출 자신

지난 3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홍콩지수ELS피해자모임 회원들이 '대국민 금융사기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홍콩지수ELS피해자모임 회원들이 '대국민 금융사기 규탄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피해 사례를 다루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가 13일 열린다.

수조원 피해로 금융당국이 나서 배상안을 마련한 뒤 열리는 첫번째 분쟁 조정 사례다. 분조위의 결정은 은행 배상안의 가이드라인이 된다. 판매사와 투자사의 입장차로 꽉 막힌 자율배상 절차의 돌파구가 될 지 주목된다.

분조위는 소비자와 금융사 간 금융분쟁을 조정하는 금감원 자문 기구다. 분조위에서는 각 은행의 대표 사례에 대한 구체적 배상 비율을 책정한다. 금감원은 은행과 피해자에게 조정안을 제시한다. 양측이 조정안을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긴다.

분조위에서는 KB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 등 은행 5곳의 피해 사례를 각각 1개씩 다룬다. 분조위를 진행하는 은행은 홍콩H지수 ELS 판매액수가 큰 곳들이다. 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해당 상품을 15조4000억원어치 판매했다. 증권사는 3조4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증권사 액수가 적다보니 민원 건수도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게 분쟁조정국의 입장이다. 판매된 40만계좌에서 발생한 투자 손실은 6조원 가량이다.

조정 결과는 이튿날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분쟁조정 기준안을 발표하면서 은행 기본배상 비율을 20~40%로 책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분조위에 올라온 대표 사례의 기본 배상 비율은 40%를 밑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본 배상 비율에 가감요인을 더한 최종 배상비율은 30~60%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비율대로면 배상액은 2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분조위가 주목받는 이유는 각 은행의 기본배상비율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배상안 가운데 모호하다고 지적 받았던 '일정 수준의 금융지식이 인정되는 자' 등 항목들에 대한 판단도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조위를 통해 판매사와 투자자 간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분쟁조정안이 법원의 판단 양식에 따른 것으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법원에 가지 않아도 사법적 판결에 준하는 결론을 얻을 수 있도록 (분쟁조정기준안을) 만들었다"면서 "법원에 가더라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분조위 전부터 배상안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홍콩H ELS 피해자들은 여전히 '불완전판매'를 근거로 금융권의 전액 배상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홍콩H ELS 가입자 단체에서 법정 소송을 진행키로 했다. 참여자는 약 600명. 모두 낮은 배상 비율을 문제 삼았다. 분조위 조정안 자체를 수락하지 않고 집단소송에 나서는 가입자도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피해자 모임은 국회 청원을 넣기도 했다. 차등 배상안을 철회하고, 모든 투자자의 원금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또한 법무법인을 통해 형사고발과 민사소송을 병행하는 등 집단소송을 통한 장기전도 예고했다. 현대 피해자들은 대리 가입과 서류 변조, 허위 녹취 등 불완전판매 증거를 모으고 있다. 유형별 불완전판매 정황을 정리하는대로 소송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9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투자자들은 금융당국의 배상안을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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