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월말~7월초로 예정된 전당대회 일정 한달 연기를 시사한 지 하루 만에 물러섰다. 당대표 경선 관리를 위한 비대위란 시각을 부인하며 당 쇄신 역할까지 시사했었지만 "(이번) 비대위는 집행 기관"이라고 후퇴했다.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아서다.

황 위원장은 8일 YTN라디오에서 "전대를 절대로 (일부러) 미루는 게 아니다"라며 "(현행 책임당원투표 100%인 경선) 룰을 바꾼다고 할 땐 전국위를 소집하고 토론하고 의견 수렴을 해야하는데 6월말로 했다간 약속을 못 지킬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9일 차기 원내대표 선출 시 비대위가 13일쯤 출범하는데, 약 40일 소요될 전대 실무를 고려하면 6월말 전대를 위해선 이달 20일쯤 당대표 후보 등록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대 룰 변경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 문제가 겹치면 적어도 한달 지연된다고 봤었다.

다만 그는 이날 "실제로 하다보면 7월초가 될수도, 중순이 될 수도 있다"며 전대 날짜를 못 박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룰 개정에 대해서도 비(非)당원 지지층 여론조사 포함 필요성을 시사했지만 "룰을 바꾼다는 얘기가 있으면 비대위는 그걸 집행하는 기관"이라고 했다.

앞서 취임 때 "재창당 수준을 뛰어넘는 혁신"을, 하루 전 "비상 대권"까지 언급했지만, 비대위 역할을 '집행 기관'으로 한정한 셈이다. 전대 연기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당권 도전을 연결짓는 시각엔 "당으로선 그렇게 특정인을 생각하며 일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당내에선 황 위원장을 향한 견제와 압박이 잇따랐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슨 당대표나 된 듯 새롭게 비대위원 임명하고 당대표 행세하며 전대를 연기하려고 하나. 참 가관"이라며 "그냥 조속히 전대 열어 당권 넘겨주고 나가면 된다"고 비난했다.

친윤(親윤석열)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이 비대위는 전대를 치르기 위한 관리형 비대위"라고 말했다. 즉각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부활시키자는 전대 룰 개정론엔 "선출된 정통성있는 권력이 이 제도를 바꾸는 게 맞다"고 했다.

교체를 하루 앞둔 윤재옥 원내대표도 마지막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황 위원장의 전대 한달 연기 발언에 "이 상황에 맞게 전대를 '관리'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그렇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다"며 "위기를 수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사실상 단속에 나섰다.

그는 "제가 당선인, 또 21대 의원들, 중진 의원들, 상임고문단 만남을 통해 '6월말~7월초 전대를 빨리 해 조기에 당 지도체제를 정비하고 그 체제로 당 혁신을 하자'는 총의가 모였다고 생각해 그 역할에 가장 적합한 분으로 황 위원장을 비대위원장을 추천했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황우여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한기호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