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가 지난달 말 일제히 1분기 성적표를 내놓았다. 이번 실적 발표의 관심은 '금융지주들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에서 발생한 손실 보상액을 얼마나 1분기 실적에 반영했을지'에 쏠렸다.

5대 금융지주는 '홍콩ELS' 고객 보상 비용으로 총 1조6650억원을 일회성 비용인 충당부채로 쌓았다.

KB금융은 충당부채로 8620억원을 인식해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규모가 컸다. 농협 3416억원, 신한 2740억원, 하나 179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은 75억원의 충당부채를 인식해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작은 금액을 인식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들의 실적은 하락했다.

홍콩 ELS 보상액이 가장 적은 우리금융은 실적 개선이 예상됐다. 금융지주들이 홍콩 ELS 보상을 하고서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랐다.

우리금융은 1분기 824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동기 9137억원에서 9.8%(892억원) 감소한 규모다.

이처럼 이익이 준 것은 대손비용 탓이다. 우리금융의 1분기 대손비용은 36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했다. 대손비용률은 전년(0.31%) 대비 0.9%p 상승한 0.40%로 집계됐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올 1분기 충당금을 줄인 것과 달리 충당금을 더 쌓았다. KB금융의 1분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42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8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대손충당금전입액은 전년(4610억원)보다 18.0% 감소한 3779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1분기 중 충당금전입액은 272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272억원)과 비교해 549억원 줄었다.

충당금을 더 쌓은 것에 대해 박장근 우리금융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은 "대손비용률을 분기와 연간 모두 0.4% 이내로 관리하려고 하고 있다"며 "거액 연체가 몇 개 발생이 됐지만, 이 부분은 담보물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대손 쪽에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일회성 요인은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에 따르면 '거액 연체'는 부동산임대업 등에서 발생했다. 여기에는 건설업 부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무수익여신은 총 3조5207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전년 말(2조7900억원)보다 26.2% 증가한 수준이다. 무수익여신이란 은행이 원금은 물론 이자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이른바 '깡통 대출'을 의미한다. 올해 들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이 확대되는 등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건설업 부진 등의 우려가 계속 커짐에 따라 무수익여신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낮은 수준으로 관리중"이라며 "선제적 충당금 적립으로 고정이하여신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 1분기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의 NPL 비율은 각각 0.44%, 0.20%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0.09%p, 0.01%p 올랐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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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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