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패배한 원인 중 하나가 윤 대통령의 국정 추진 방식이 일방적이고 오만하다는 인식을 심었기 때문이라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총선 후 첫 소회를 밝히며 "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실행에는 의문을 남겼다. 이후 각계 여론을 청취하고 국정지지율마저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마음을 다잡았다고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1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전화통화를 하고 이번 주 만남을 갖기로 했다. 통화 직후 윤 대통령은 참모들을 모아 놓고 "이제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나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현장을 뛰어다녔는데 기대에 못 미쳤다. 스타일을 많이 바꿔야겠다"고도 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일련의 심중 변화가 이번에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인선의 배경을 직접 설명하게 된 배경일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질의응답에서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회동 의제에 대해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초청했다기보다 이 대표 이야기를 좀 많이 들어보려고 용산 초청이 이뤄졌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화의 90%를 듣기보다 말하는데 쓴다는 세평을 받아왔다. 윤 대통령이 주로 듣겠다고 밝힌 만큼, 대야 관계에서도 소통 통로가 열리길 기대한다. 새 비서실장과 정무수석도 이전의 관료 출신이 아닌 정치인이다. 여기에도 '정치를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다고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의 17개월만의 언론 질의응답이 향후 경청과 소통으로 국정을 추동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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