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시대에 민생이 절박한 건 사실이다. 물가상승률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1월 3% 아래로 잠시 떨어졌 물가상승률은 2, 3월 3%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중동발 위기로 유가가 뛰고 원화와 미국 달러 환율이 사상 네 번째로 1400원을 찍었다. 전기·가스 요금 추가 인상 요인도 커지고 있다. 금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개월 째 가장 높은 3.50%를 기록 중이다. 재정이 충분하고 물가가 안정된 상태라면 민생지원금 지급을 적극 검토할 만하다. 그러나 현재 여건은 그 반대다. 재정은 누적된 국가부채와 세수 부족에 한국은행에서 돈을 꿔다 쓰고 있는 형편이다. 물가는 수요 요인도 무시 할 수 없다. 돈을 뿌리면 물가는 더 자극된다. 이 두 요인은 모두 전 정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네 차례의 재난지원금으로 수십 조원을 뿌렸다. 그로 인해 지금 재정 여건은 이 대표 주장대로 14조원을 마련할 여력이 안 된다.
재정을 투입하자는 이 대표의 주장은 책임은 없고 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야당 대표의 입장일 뿐이다. 고물가라고 지원금을 지급하면 앞으로 물가가 오를 때마다 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이 나올 것이다. 지원금을 남발하면 국민의 국가 의존 습성이 고질화될 수 있다. 지원금을 어느 당이 더 많이 지급하느냐에 따라 유권자의 표가 몰릴 것이고 각 정당은 지원금 경쟁을 벌일 것이다. 이게 포퓰리즘 말고 무엇인가. 살인적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 꼴이 된다. 국민의 '경제할 의욕'도 꺾는다. 나아가 기업가 정신도 훼손하게 된다. 민생 해법은 결국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 후유증도 안 생긴다. 인기 없는 말이지만 지도자는 각자 내핍하고 생산성을 높이며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이겨내자고 해야 한다. 재정과 물가를 고려않는 지원금 주장은 무책임한 야당의 공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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