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지난 14일 이란이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나서자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하마스 공습과 비교하며 제5차 중동전쟁 발발로 인해 코스피가 2500선까지 후퇴하는 등 15일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개장 초 우려한 폭락 수준은 아니지만 코스피가 단숨에 1.5% 가까이 급락했다. 하지만 장 마감 시간이 가까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시장이 확전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며 대부분의 충격을 흡수한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39포인트(0.42%) 내린 2670.43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2641.16까지 떨어졌지만 일부 낙폭을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코스피 지수가 '선방'한 것으로 평가했다. 전날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서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시점이 후퇴하면서 코스피가 2600선을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개장 전 지난해 10월 하마스 공습과 비교하며 코스피가 2600 아래로 내려왔을 때 매수 대응을 권고하기도 했다. 당시 5차 중동전쟁 가능성과 고금리 우려에 코스피가 2200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중동전쟁이 확대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코스피 지수는 빠르게 낙폭을 줄였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 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조언에 따라 보복 조치를 포기한다면 전쟁이 확대될 위험은 작아진다"며 "이란의 공격이 이전의 보복보다 훨씬 더 광범위했지만 그래도 사전에 예고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 역시 하락세로 시작했지만, 대부분 낙폭을 회복했다. 장 초반 20포인트 넘게 떨어졌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 오른 3057.38에 장을 마쳤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도 한때 3만9000선을 내줬지만, 3만9232.80까지 회복했다. 1만6400대까지 떨어졌던 홍콩 항셍지수도1만6608.11까지 오르며 낙폭(-0.68%)을 줄였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진 탓에 코스피는 장초 1.5%까지 낙폭을 키웠지만, 미선물 강세와 함께 장초 1조원까지 확대되었던 외국인의 코스피 선물 매도 폭이 5000억 아래까지 축소되며 낙폭 상당 부분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총선 상황과 무관하게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밸류업 관련주들을 다시 담으며 현대차와 삼성물산, 기아, 금융주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1400원대를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도 소폭 상승에 그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6원 오른 1384.0원에 마감했다. 연고점을 경신하긴 했지만, 당초 시장 우려보다는 상승폭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일본 엔화보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며 엔·원 환율은 899.58원까지 내렸다.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24% 오른 153.27엔에 마감했다.
다만 여전히 미국의 물가와 금리 영향이 남아있고,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코스피 지수가 당분간 횡보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전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리스크는 남아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번 주 미국의 물가 관련 지표 발표도 남아있어 코스피 지수는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단기 변동성은 여전히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6월 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ECB는 지난주 회의에서 6월 인하에 무게를 둬 미국과 비미국 간 펀더멘탈 격차를 재확인했다"며 "기존 전망과 달리 연내 1200원대 도달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않는다면 2분기 중 원·달러 고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