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청 앞두고 전문가 후보군 압축
"전문성·부처조정 등 전천후돼야"
일각선 "정치인 출신이 잘 할 것"

지난해 5월 누리호 3차 발사 모습.  항우연 제공
지난해 5월 누리호 3차 발사 모습. 항우연 제공
오는 5월 27일 우주항공청 개청을 앞두고 우주 전문가 채용이 한창인 가운데 초대 우주항공청장 인선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달 초대 청장 선임을 위한 후보자 추천 및 발굴 등을 통해 국내외 우주 전문가들이 후보군으로 압축됐다. 우주청 개청에 맞추려면 적어도 이달 중 또는 늦으면 내달 초 초대 청장 윤곽이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과기정통부와 우주항공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국내외 우주전문가에 대한 인사검증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초대 우주청장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우주경제시대 개막을 알리는 상징성을 감안해 대통령실 주도로 인선에 신중함을 기하고 있다. 선임 전반에 대해서도 각별히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만큼 철저히 비밀리에 인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정부는 초대 우주청장 임명을 위해 우주항공 분야 산학연 전문가를 대상으로 추천 및 발굴 작업을 거쳐 일일이 청장 의향을 묻거나, 특정 인사에게는 설득에도 나설 정도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일부 인사들은 정부 측의 연봉과 처우 등이 맞지 않아 청장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고, 외국 국적을 보유한 한인 과학자는 청장은 대한민국 국적자이어야 하는 조건에 맞지 않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초대 우주청장 후보군으로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를 비롯해 신현우 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 백홍열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조광래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등 우주분야 전문가들의 이름이 업계에서 거론되고 있다. 정부가 각별히 공을 들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한인 과학자들도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청장보다는 파격적인 연봉과 복수국적 및 외국 국적이 허용되는 본부장, 부문장 등 간부급 임기제 공무원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급 본부장은 연봉이 대통령급인 2억5000만원, 2급 부문장은 차관급인 1억4000만원인데, 청장은 일반 외청장급과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초대 우주청장이 우주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미래 비전, 부처 조정 등을 골고루 갖춘 인사가 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다.

한 산업계 우주 전문가는 "초대 우주청장은 상징성이 큰 만큼 정부 측뿐 아니라 우주항공 업계에서 '아, 될 만한 사람이 됐네'라는 공감을 사는 인사가 돼야 우주항공청을 보다 추진력 있고, 미래 지향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우주항공 분야의 실무 경험과 역량이 풍부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도 잘 갖춘 인사가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021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이끌고 있는 빌 넬슨 국장처럼 강력한 리더십과 탄탄한 정치적 기반을 갖춘 정치인이 오히려 초대 우주청장으로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넬슨 국장은 6차례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을 거친 전형적인 정치인으로, 풍부한 의회 경험과 폭넓은 정치력 등을 통해 NASA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의회를 설득해 미국 주도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예산 확보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우주분야 한 전문가는 "우주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가진 정치인이 초대 우주청장에 오면 범부처 우주항공 컨트롤타워로 우주청이 초기에 조직을 안정화하고, 예산과 인력, 조직 등 기관 운영 측면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적 분야는 본부장과 부문장, 임무지원단장, 프로그램장 등 간부급 인사들이 커버할 수 있어 청장은 대외적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5일 마감한 우주항공청 일반임기제 공무원 경력채용 모집(50명)에 총 807명이 지원했고, 이 가운데 159명이 서류전형을 통과해 18∼19일까지 면접심사를 진행한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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