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3년간 1.5조 투자계획에
쿠팡, 보란 듯이 3조로 맞대응
대규모 인재 영입 놓고도 격돌

200조원이 넘는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하려는 쿠팡과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알리) 간 '이커머스 3차 대전'이 시작됐다. 알리가 3년 간 1조5000억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내놓자 쿠팡이 보란 듯이 3조원의 투자계획으로 맞불을 놓았고, 이번에는 양측은 대규모 인재 영입으로 2차 포문을 열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광고사업부 영업 담당, 이커머스 리쿠르터, 비디오광고 세일즈전략, 사업분석, 쿠팡풀필먼트서비스, 검색광고 마케팅 전략 기획·운영, 품질보증 담당자 등의 직무를 대상으로 채용을 시작했다. 채용 시작 시점은 지난 27일 전후로, 쿠팡은 같은 날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7년까지 로켓배송 지역을 전국적으로 확장하겠다는 투자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자 알리익스프레스도 같은 날 케이베뉴(한국제품 구매코너) 입점사의 수수료 면제 정책을 오는 6월까지 지속하고 국내 판매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고 맞섰다. 본래 이달쯤 종료될 것으로 알려졌던 수수료 면제 정책을 연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달 초부터는 신선식품, 전자제품, 현장 마케팅, 브랜드 마케터 등 거의 모든 직무에서 채용을 시작했다. 알리는 최근 11번가 등 국내 이커머스 업체에서 대관을 담당했던 퇴직인사를 영입하고 대외홍보 조직 구축도 추진하는 등 조직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두 회사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이커머스 시장은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혹자는 이를 △2000년대 초반 옥션과 지마켓 간의 1차 경쟁 △ 2010년대 티켓몬스터(현 티몬), 위메이크프라이스(현 위메프), 쿠팡을 필두로 한 소셜커머스의 반격에 이은 △국내·외 업체간 '이커머스 3차 대전'에 비유한다.

지난해까지 온라인 강화에 중점을 뒀던 기존 유통업계 양강인 이마트와 롯데가 다시 오프라인에 주력하기로 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사실상 쿠팡·큐텐 등 K커머스와 알리·테무 등 C커머스 간의 정면 대결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쿠팡 등을 위협하는 중국 이커머스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가격이다. 삼성증권이 최근 내놓은 리포트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배송비를 포함해 2600원에 판매하고 있는 야채절단기는 쿠팡에서 7590원에 판매되고 있다. 네이버(1만1330원), 11번가(1만4720원), 옥션(1만1460원) 등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 자체가 불가능할 지경이다.

중국의 이 같은 물량 공세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괄목할 성장세와 함께 플랫폼 사업의 특성 상 '승자독식'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96년 6월 1일 국내 최초의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를 시작으로 열린 이커머스 시장은 2000년 6600억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는 210조원을 돌파할 만큼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유통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5%로 오프라인(49.5%)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서현정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쿠팡과 알리 간의 경쟁에 대해 "최근 중국 직구 플랫폼들의 공세로 경쟁 심화 불확실성은 커진 상황이나, (쿠팡은)보편적 온라인 공산품 시장에서 절대적 1위 사업자"라며 "높은 편의성과 배송 경쟁력을 기반으로 당분간 점유율 확대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채용 시장에서도 맞붙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쿠팡 배달 트럭들이 모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가 채용 시장에서도 맞붙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차장에 쿠팡 배달 트럭들이 모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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