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사들과 대화에 나설 방침을 밝혔는데도 전국 의대 교수들이 예정대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에서 상당수의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했거나 사직하기로 결의했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총회를 연 뒤 사직서를 일괄적으로 모아 학교 측에 낸 상태다. 의대 교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의대 2000명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연세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대 2000명 증원 방침을 고수하는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의대 증원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진전을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와 대화할 의지는 있지만, 정부가 못 박은 '2000명 증원'이 철회되어야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그러면서 '자발적 사직'과 함께 주 52시간 근무 등도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 엄포를 놨다.

정부와 여당이 전공의에 대한 '유연한 처분'을 약속하는 등 협상 의지를 드러내면서 의정 갈등이 해결 국면에 접어드나 싶더니 다시 꼬이는 모양새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철회가 우선이라며 강경한 자세다. 이러다간 강대강 대치가 계속 이어져 애궂은 환자들의 피해만 커질까 우려된다. 의료 현장의 혼란과 공백이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지만 이렇게 사태 해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에 환자단체는 "환자의 목숨을 희생양으로 삼지 말라"며 호소하고 나섰다. 이날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단체가 함께하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성명서를 내고 "환자들의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의료진의 빠른 복귀를 촉구했다.

의사들은 이들의 목소리와 정부의 대화 촉구를 외면하지 말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선 '2000명 증원 철회' 조건부터 폐기해야 한다. 2000명을 증원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국민 대다수가 2000명 증원에 지지를 보내고 있고, 대학 당국도 대규모 증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의료계가 이를 반대하면서 자신들 입장만 관철하려는 것은 결국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억지일 뿐이다. 2000명 증원 문제는 결코 흥정할 대상이 아니다. 증원 반대 명분이 미약한 만큼 정부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이것이 환자를 돌보는 의사로서 올바른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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