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아이클릭아트]](https://wimg.dt.co.kr/news/legacy/contents/images/202403/2024032502109919002004[1].jpg)
인간의 '농담' 또는 '유머'는 복잡한 인지 능력을 활용해야 한다. 말을 하기 전의 유아한테서도 농담의 또다른 형태인 '장난스러운 놀림'이 발견된다.
예컨대 생후 3개월 정도 된 아기는 웃긴 표정을 짓는 부모를 보면 까르륵 거리며 재미있어 한다. 12개월이 되면 어른처럼 복잡하진 않지만 얼굴과 목소리 등을 이용해 여러 유형의 장난과 어른을 놀리는 방식을 터득한다. 그런데 '놀리고 장난 치기'가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닐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돼 주목된다. 동물도 서로에게 장난을 치며, 놀리기 등의 '유머'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25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력 과학저널인 '뉴 사이언티스트'는 영국 왕립학회보B에 발표된 독일과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논문을 보면 침팬지, 보노보스, 수마트라 오랑우탕, 고릴라 등의 유인원은 동료를 찌르거나 때리기, 머리카락 잡아당기기, 움직임 방해하기, 간지럽히고 때론 물건을 훔치는 방식으로 장난을 치며 놀았다.
일부 유인원은 친구의 얼굴 앞에서 신체 부위나 물체를 반복적으로 흔들기도 했으며, 오랑우탄의 경우 서로의 털을 잡아당기면서 서로를 놀리기도 했다.
독일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의 이사벨 라우머 연구원은 "어린 유인원들이 성인 유인원 등 뒤로 몰래 다가가 이들을 찌르거나, 때리거나, 심지어 놀라게 하는 경우를 가장 자주 목격했다"말했다.
이어 "성체 유인원의 반응을 지켜보던 어린 유인원들은 장난을 당한 성체들이 자신들을 무시하자, 더욱 정교한 행동으로 성체를 놀렸다"며 "더는 무시하기 어려워질 정도까지 장난을 쳤으며, 온몸을 던져 성체 유인원에 내려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어린 유인원의 장난과 놀림은 사람 유아의 행동과 유사했다. 인간 아기들이 어른을 향해 의도적 행동을 하며, 상대의 얼굴을 바라보며 반응을 기다리는 등 어른의 웃음을 유도할 때 하는 행동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공통적으로 의도적이며, 도발적이고, 끈질기며, 깜짝 놀라게 하는 요소와 상대방의 반응을 확인하는 요소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장난과 놀림은 더 복잡한 유머의 기본 바탕이 되기도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라우머 연구원은 "4종의 유인원 모두에게서 장난치며 놀리는 행동적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농담은 복잡한 인지 능력을 필요로 한다"면서 "타인의 관점에서 세상을 상상하는 마음 능력, 사회적 규범에 대한 지식, 타인의 반응을 예측하고 타인의 기대치를 위반했음을 인지하는 능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라우머 연구원은 "유인원 4종이 모두 장난을 치며 놀리는 등 기초적인 유머 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인간과 유인원 간 마지막 공통 조상에게도 유머 감각이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메릴랜드 존스 홉킨스 대학의 크리스토퍼 크루페니 연구원은 "인간의 '유머'와 같은 특징적 행동이 수백만 년 전에 인간과 유인원 간의 공통 조상에게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매우 흥미로운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침팬지 [아이클릭아트 제공]](https://wimg.dt.co.kr/news/legacy/contents/images/202403/2024032502109919002004[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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