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손해보험회사들이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낮은 수익성을 극복하기 위해 장기보험 판매 비중도 높이고 있다. 디지털 손보사가 위험보장 공백을 완화하고 디지털 판매 채널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선 이들이 수익성을 높여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4일 '국내 디지털 손해보험회사 동향' 리포트를 통해 "디지털 보험사는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 비용을 줄이는 사업모형인 만큼 국내 보험산업에 정착한다면 새로운 경쟁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국내 종합손해보험회사로서 디지털을 표방한 회사는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설립한 하나손해보험과 신한금융지주가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만든 신한EZ손해보험이 있다.
통신판매 전문 보험회사로 운영되는 디지털 손해보험사는 현재 캐롯손해보험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있다. 디지털 손보사는 종합손보사 형태 외에도 보험업법 시행령에 따라 통신판매전문보험사와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가 설립될 수 있다. 다만, 지난 2월 기준 현재까지 인가된 소액단기전문보험회사는 없다.
디지털 손보사는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 모형을 가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와 캐롯손보는 온라인(CM) 채널 판매 비중을 9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나손보의 경우 비대면 채널 비중은 2022년 73.3%로, 특히 CM 채널 비중은 2020년 9.7%에서 지난해 3분기 16.2%까지 증가했다.
이들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일상생활과 관련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하거나, 소비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와 캐롯손보 등은 특히 사물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이용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최근 종합손보사인 하나손보와 신한EZ손보는 장기손해보험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손보도 해당 상품 출시 준비를 하고 있다.
디지털 손보사의 이 같은 상품 전략은 낮은 수익성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2년 기준 적자를 기록한 국내 손보사는 5개로, 이 중 하나손보·신한EZ손보·카카오페이손보·캐롯손보 등 디지털 손보사 4곳이 포함됐다.
이 연구위원은 "디지털 손보사는 저렴한 가격과 가입 편리성을 차별성으로 내세우는 만큼 고객이 직접 보험사를 찾는 인바운드 영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른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이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소규모 또는 위험 노출이 낮은 회사가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나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은 대표적으로 최근 유럽 의회에서 논의 중인 제도 개선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유럽 의회에선 지급여력제도 개정안에 '저위험 프로필 기업'의 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례성의 원칙이 개선돼야 한다는 제안이 포함됐다.
이 연구위원은 "보험산업의 다양한 사업모형을 위해 인슈어테크의 소액단기전문보험사 인가를 통한 시장 진입을 촉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운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규제 완화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