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농협·SC, 배상 규모 등 이번주 이사회 의결
관련 충당금 국민은행만 1조 전망…4월부터 배상 협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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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번 주 이사회를 열고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자율 배상 방침을 확정한다. 이들 은행이 1분기 실적에 반영할 배상금 관련 손실충당금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판매 물량이 많은 국민은행의 충당금만 약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3월 말까지 이사회 결의…1분기 실적 반영 예상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SC제일은행은 이번 주 임시 이사회를 소집해 H지수 ELS 손실 자율 배상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관련 분쟁조정 기준안을 바탕으로 각 은행이 추정한 배상 규모 등을 이사회에 보고한다. 이사회는 충당금 등 방식으로 1분기 실적에 손실 반영을 승인한다. 분쟁조정 기준안에 따른 것으로 정부안을 수용한다는 의미가 있다.

국민은행은 이번 주 후반께 이사회를 연다. 국민은행은 지난 13일부터 2021년 1∼7월(H지수 최고점 전후 기간) 판매한 H지수 ELS 계좌 8만여개에 대한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이 지적한 불완전 판매 기준과 사례를 비교해 대략적인 배상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작업이다. 전주조사에는 200명이 넘는 인원이 투입됐다.

신한은행도 주 후반에 이사회를 열고 ELS 자율 배상을 공식 확정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H지수 ELS 사후 관리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TF는 17명으로 구성했다. 현재 자율 배상 관련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거의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이달들어 신한은행은 사전 간담회를 통해 배상 관련 사항을 이사들과 공유했다.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 일정(26일)을 고려할 때 27∼29일 사이 은행 배상안이 확정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오는 27일 이사회에서 자율 배상을 논의한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논의를 28일로 예정했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각각 작년 9월과 8월 ELS TF를 꾸려 이번 사태에 대응해왔다.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가장먼저 이사회를 열고 자율 배상을 결의했다. 이번 주부터 투자자들과 협의를 시작한다.

이처럼 은행권이 3월 안에 자율 배상 여부를 매듭지으려는 이유는 경영실적 회계처리, 정무적 판단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앞으로 관련 손실과 배상액이 계속 확정될 텐데 그때마다 매달, 매 분기 이사회를 열어 승인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따라서 일단 배상액 추정치를 최대한 1분기 실적에 충당금 등으로 반영한 뒤 향후 가감하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고, 그러려면 3월 말까지는 이사회 결의를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이사는 "자율 배상을 하면 배임 소지가 있다는 법률가들의 의견도 있지만, 경영 판단으로 배상을 결정했을 때 실 뿐 아니라 득도 있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자율 배상 결정을 지체할 경우 과징금 등 행정 제재 등에 따른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배상 결정이 오히려 은행 입장에서 득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당국의 압박과 은행권의 일사불란한 후속 조치가 다음 달 10일 국회의원 선거 등 정치 일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손실률 50%·평균 배상율 40%' 시나리오로 충당금 마련

각 은행이 추정하는 배상 규모 윤곽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이번 이사회를 거쳐 1분기 실적에 약 1조원의 H지수 ELS 배상 관련 충당금을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 판매액을 5조2000여억원으로 잡고, 평균 손실 배상률을 40%로 적용해 추산한 값이다.

손실 배상안이 개별 건들의 협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손실 인식보다는 충당금(비용)을 쌓아둘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배상액이 충당금을 초과하면 이사회 결의로 재논의하는 것이다.

국민은행을 포함해 6개 은행의 올해 1분기 관련 충당금 적립 규모는 최소 약 2조원으로 추정된다. 손실이 확정된 2021년 1∼7월 판매분(2024년 1∼7월 만기 도래분)을 중심으로 손실·배상 규모를 따진 값이다.

이들 은행의 올해 1∼7월 H지수 ELS 만기 도래 규모가 모두 10조483억원이다. 절반의 손실액(5조242억원) 가운데 평균 40%를 배상하는데 2조97억원 정도가 필요하다.

◇하나·우리은행서 이르면 내달 첫 배상 사례

이사회 결의가 이뤄지면 은행권은 다음 달부터 자율 배상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개별 투자자들과의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은행별 배상위원회를 거쳐 배상 비율이 확정된다. 자율 조정에 실패하면 분쟁조정 또는 소송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미 손실이 확정된 고객이 있다. 자율 배상 결의 후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는 배상 확정 사례가 나올 수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ELS 판매 규모(450여명·500여 계좌)가 크지 않아 배상 협의가 원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개 은행이 판매한 H지수 연계 ELS 상품 가운데 올해 들어 지난 22일까지 3조1393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왔다. 고객이 돌려받은 돈은 1조4942억원으로, 평균 손실률은 51.2%로 집계됐다. H지수가 5000선 아래로 밀린 지 난 1월 하순 만기를 맞은 일부 상품 손실률은 약 60%다. 상품 만기일마다 손실률은 다르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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