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합병시 합산점유율 67.9%
흥행 보장 일타강사 90% 보유

공정거래위원회가 메가스터디교육의 공단기(에스티유니타스) 인수를 불허했다. 인기강사 수업을 한번에 들을 수 있는 '패스 상품(무제한 수강권)'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공무원시험 강의 시장 특성상, 1·2위 사업자인 이들 회사가 합병할 경우 시장의 경쟁이 크게 저해될 거라는 우려에서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불허한 건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 건 이후 8년 만이다.

공정위는 21일 메가스터디가 공단기 주식 95.8%를 1030억원에 취득하는 기업 결합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불허 결정이 나온 이후 메가스터디는 기업결합 신고를 자진 철회했다.

메가스터디는 2022년 기준 공무원 시험 강의 시장에서 21.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2위 사업자다. 공단기의 점유율은 46.4%로 1위다. 공정위는 이들 회사가 합병시 합산 점유율이 67.9%로 높아지고, 2위와의 격차도 5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다는 점에서 기업결합을 허가하지 않았다.

경쟁당국이 특히 주목한 것은 패스 상품 위주로 돌아가는 공무원 시험 강의 시장의 특성이다. 공단기는 원래 단과 강의 중심이었던 공무원 학원 시장에 2012년 진입해, 모든 과목을 다양하게 선택해 들을 수 있는 패스 상품을 도입했다. 초반에는 3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패스 상품을 판매했지만,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게 된 이후에는 가격을 최고 285만원까지 올렸다. 이후 메가스터디가 공무원 시험 강의 시장에 진입해 비슷한 구조의 패스 상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이 발생, 가격이 10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공정위는 패스 상품의 흥행이 '일타강사' 보유 숫자에 달려있다고 봤다. 공무원 시험 수험생들은 주로 하나의 패스 상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일타강사 라인업이 가장 강력한 학원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메가스터디도 시장에 진입한 이후 공단기 일타강사를 적극 영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분석 결과 인기 강사 1명이 영입되면 연 매출이 38억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20개 과목의 인기 강사 40명 중 공단기와 메가스터디에 소속된 강사는 3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두 학원이 결합할 경우 다시 독점적 패스 상품이 출현하고, 자연히 가격 상승이 촉발될 수 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심사 과정에서 두 학원에 몰린 일타강사를 다른 경쟁사로 분산하는 조치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분할 대상이 자산이 아닌 사람이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메가스터디에 공무원 시험 강의 부문 매각을 명령하는 것도 고려됐지만, 메가스터디의 브랜드 인지도와 자금력 등을 고려할 때 경쟁사들이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역대 8번째 기업결합 불허 사례다. 전원회의에서 심사관(검찰 역할)은 조건부 승인을 건의했지만, 위원회에서 '해당 기업결합 시 경쟁이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불허 판단을 내렸다. 기업결합 사건에서 이처럼 위원회가 심사관이 제안한 것보다 강한 수준의 시정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서울 서초구 메가스터디 본사 건물 모습. 연합뉴스 제공.
서울 서초구 메가스터디 본사 건물 모습.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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