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2020=100)로 1년 전보다 3.1% 올랐는데, 농산물 물가는 20.9% 올라 전체 물가를 0.80%포인트 끌어올렸다. 지난해 3%를 웃돌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2.8%) 2%대로 떨어지는가 싶더니 한 달 만에 3%대로 복귀했다.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2011년 1월(24.0%) 이후 13년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는 재정으로 농축산물 가격 안정자금 1500억 원을 투입하고 있으나 소비량에 턱없이 부족하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기후의 영향을 받는 농산물의 재배 혁신과 작물 전환 등 근본적 대책이 나와야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급변은 농작물의 안정적 공급에 치명적이다. 한반도에서 사과재배의 남방한계선이 이미 강원도 북부지역으로 북상했다는 연구는 오래 전에 나왔다. 그렇다면 그에 따른 농업 전환이 있어야 했다. 농축수산물 뿐 아니라 해외 원자재에 의존하는 빵과 식용유 등 가공식품의 폭등도 민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쌀은 남아돌지만 밀·옥수수 같은 곡물은 수입에 의존한다. 곡물자급률이 20%대에 그치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해외 원재료를 수입해 가공 판매하는 과정에서 독과점 가격담합과 유통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식품업체들은 국제곡물가가 오를 때는 제품값에 신속히 반영하는 반면, 내릴 때는 경쟁업체의 눈치를 보며 천천히 내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가공식품 제품가격 '찔끔' 인하는 식품 대기업 직원의 임금인상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 제품가격 인상이 식품 대기업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다수 서민들은 비싼 식품가격을 감내해야 하는 구조라면, 소비자가 그들의 임금을 보조해주는 효과가 나타난다. 소득 양극화의 한 단면일 수 있다.
기후 영향을 덜 받는 과일·채소의 시설재배, 작목 변경 등 농업 전환이 시급하다. 물가를 잡기 위해 80·90년대 식 가격 찍어 내리기는 이제 불가능하다. 대신 공급 병목을 일으키는 담합, 불공정 비용 전가 등을 철저히 모니터링 해 공정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 농축산물 유통을 혁신하고 농업전환을 이뤄야 '금사과 파동'이 재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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